시의원‧구의원 필요한가… “풀뿌리 민주주의는 개뿔”
시의원‧구의원 필요한가… “풀뿌리 민주주의는 개뿔”
  • 이두 기자
  • 승인 2016.02.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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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정당출신 인물… 시민들 “세금 아깝다, 실력부터 키워라”

 

지방자치제 20년이 넘었지만 시의원, 구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않다. 인천시의회 모습.

  인천의 한 인사가 스마트폰으로 밴드를 운영한다. 내항 재개발, 원도심 재개발, 관공서 이전 등 지역 현안에 의견을 내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한다. 시 고위공무원을 비롯해 시의원과 구의원, 교수, 목사, 기자, 지역유지 등 나름대로 오피니언 리더라고 생각하는 200여명이 수시로 밴드방을 들락거리며 제 목소리를 낸다.
  국회의원 선거철이 다가오다보니 예비후보 등록자들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자신을 알리기에 바쁘다. 운영자가 홍보마당이 아니니 제발 개인홍보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해도 오불관언이다. 후보들의 후안무치한 불도저 정신이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를 쳐줘야 할지…. 정치를 하려면 낯이 얼마나 두꺼워야 하는 지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웃기는 것은 시의원‧구의원들의 행태다.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과 해결책을 물어보면 이들은 무조건 시장과 구청장이 잘못해서 그렇다는 답을 내놓는다. 한마디로 시장과 구청장을 쪼라는(?) 것이다. 행정이 꼬이는 게 과연 시장, 구청장만의 잘못일까.
  기자 생활 28년 하면서 적지않은 시의원과 구의원들을 만나봤다. 이들은 시장이나 구청장이 새로운 정책을 세워 시행하려면 같은 당이라도 무조건 반대부터 한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고나 해야 할까. 시의 발전이나 시민의 편리는 뒷전이다. 일단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 시장이나 시 공무원들과 딜을 한다. 일부 시의원‧구의원들은 사익을 취함은 물론 민원을 빙자해 각종 지역 현안에도 끼어든다. 마치 자신들이 해결사인냥 말이다.
  1995년 지방자치제 선거가 된 후 20년이 넘었다. 시간만 흘렀다. 아직까지도 시의원‧구의원 상당수는 정당 언저리에서 놀거나 발을 담았던 인물들이다. 시 행정에 대한 이들의 지식은 공무원들에게 한참 뒤처진다. 해당 분야에 대해 전문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하는 인물은 극소수다. 시정현안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뤄질 때는 코미디같은 상황도 연출된다.
  지금 상황에서 과연 시의원‧구의원이 필요한 걸까. 이들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를 했을 까. 시의원‧구의원 연봉이 5000만원이 넘는다. 1년에 한번이상 외국도 나간다. 많은 시민들이 “도대체 시의원‧구의원들 하는 일이 뭐냐” “시의원이 왜 필요하냐” “세금만 먹는 식충” “감투에 눈이 먼 인물”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시민들은 솔직히 시의원‧구의원이 누군지도 모른다. 선거 때만 되면 누군지도 모르고 “옛다, 엿하나 먹어라”하는 심정으로 아무 번호나 누른다. 다음 선거에도 이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과연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 것일까. 개선책이 없다는 게 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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