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면 1억원" 80대 내연남 약속 어겼다며 때려 사망케 한 50대
"동거하면 1억원" 80대 내연남 약속 어겼다며 때려 사망케 한 50대
  • 이경현 기자
  • 승인 2021.08.21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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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07.14. ©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자신과 동거하는 조건으로 1억원을 지급하기로 한 80대 내연남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다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지난 12일 상해치사 등 혐의를 받는 A씨(57)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지인 소개로 만나 내연관계로 발전한 남성 B씨(80)가 동거를 조건으로 1억원을 지급하는 등 각서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다가 2018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는 2018년 7월 "B씨가 90세에 이르도록 건강을 유지,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각서를 작성했다. 이 각서에는 Δ이 돈(1억원)은 오로지 동거할 주택을 매입해야 한다 Δ다른 남자들과 정을 나눌 수가 없다 Δ폭행하지 않는다 Δ서로 살아 있는 한 동거한다 등의 내용도 담겼다.

B씨는 각서를 쓰기 전인 2018년 6월 A씨에게 액면금 1억원, 지급기일 2018년 10월31일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해준 바 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A씨는 2018년 11월9일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해 B씨 소유의 경기 고양시 토지에 관한 강제경매를 신청해 개시결정을 받았다.

이에 B씨는 약속어음이 각서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무효라는 취지로 A씨를 상대로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와의 소송 진행에 유리한 내용을 녹음하고자 서울 은평구 집으로 오게 했다.

B씨는 2018년 11월27일 밤 A씨 집에 찾아왔고, 청구이의의 소를 취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강제경매 절차를 취하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말다툼을 했다. 다음날 A씨는 술에 만취한 B씨가 자신에게 강제경매 절차를 취하해달라고 재차 요청하자 손으로 B씨 머리를 문틀에 수회 세게 내리쳐 뒷머리를 다치게 했으며, 의식을 잃은 B씨 얼굴을 이불로 덮어두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A씨는 이 사건 범행이 있기 전부터 동거할 주택 매입 관련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증거 수집을 위해 휴대폰으로 녹음하는 법을 배워 녹음했다"며 "녹음파일에는 A씨가 동거할 주택 구입을 요구하고, B씨와 서로 논쟁하는 내용, 성관계 내용, B씨가 A씨에게 같이 살지 않겠다는 취지로 욕설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 뒷머리에 발생한 7개 좌열창 손상부위 및 형태, 현장 혈흔 등 고려할 때 적어도 2~3회 이상 둔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완력에 있어 취약성이 있고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119에 신고하기까지 약 30분을 지인 전화통화, 이불 덮기 등 지체한 것으로 보인다"며 B씨는 자해한 거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년 간 교제하던 고령의 피해자에게 잔혹한 방법으로 폭력을 행사해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가 사망하기까지 느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매우 컸을 것이고 유가족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입었으며,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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