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백서]"발품에서 손품으로"…부동산 시장서 존재감 키우는 '프롭테크'
[부동산백서]"발품에서 손품으로"…부동산 시장서 존재감 키우는 '프롭테크'
  • 최용희 기자
  • 승인 2021.08.2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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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부동산 뉴스를 읽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뜻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부동산 관련 약어들도 상당하고요. 부동산 정책도 사안마다 다르고요. 부동산 현장 기자가 부동산 관련 기본 상식과 알찬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연재한 코너입니다.
 

직방이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3D 프롭테크 기술(직방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발품. 부동산 시장에서 통용되는 진리였죠. 발로 뛴 만큼 돈이 굳고, 좋은 매물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긴데요. 코로나 시대 이후 언택트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요즘엔 손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프롭테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손품을 키운 일등 공신이기 때문입니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부동산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동네 공인중개소를 들러 매물과 가격을 확인하고, 모델하우스를 직접 보면서 분양받을 아파트 구조를 살피는 '발품'이 대세였는데요. 프롭테크 발전으로 손품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직방' '호갱노노' '다윈중개'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가장 익숙하죠. 예전에는 매물 현황과 시세 제공 정도에 그쳤는데, 요즘은 따로 알아봐야 했던 세세한 정보까지 제공합니다. 직장인이 궁금해하는 '지하철까지 몇 분'부터, 엄마들을 위한 '근처 고등학교에선 서울대를 몇 명 갔는지' '동네 범죄율은 얼마인지'까지요. 집값 상승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에겐 근처에 GTX 호재가 있는지, 재건축한다면 사업성이 얼마나 나오는지도 분석해줍니다.

사진 몇 장으로 매물을 소개했던 과거와 달리, 3D 기술을 적용하면서 더욱 실감 나는 '비대면 임장'이 가능해졌습니다. 화면 몇 번만 터치하면 살까 말까 고민 중인 A 아파트 101동 1802호에서는 베란다를 통해 어떤 뷰가 보이는지, 오후 1시엔 해가 어디서 뜨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장은 강남에 있고 가용 자금이 3억인 B씨에게는 AI를 기반으로 맞춤형 매물을 추천해주고, 얼마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지도 알려줍니다.

건설사들 사이에도 프롭테크 바람이 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 모델하우스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자리 잡았습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도입해 단지 입구에서부터 내부 구조, 사용된 자재까지 원격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젠 메타버스 기술까지 도입합니다. 가상공간에 모델하우스를 만들고, 고객은 아바타를 이용해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분양 상담도 받는 식입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을 사고팔 때만 쓰냐고요? 아니요. 기술 고도화와 함께 이곳저곳으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건설, 안전 관리, 투자, 평가 등 영역이 다변화되는 중입니다.

왕초보 건축주들을 위해 터치 몇 번으로 설계안부터 예상 공사비, 수익률까지 보고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사전에 건설 현장이나 설계에서 필요한 과정을 시뮬레이션합니다. 빌딩 지분을 수익증권으로 만들어 목돈 없이도 빌딩에 '조각 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기준 시세가 없는 연립·다세대주택에 대해 빅데이터 기술과 AI를 이용해 시세를 자동으로 산정하는 솔루션도 개발됐고요.

프롭테크 산업 성장으로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보 비대칭성이 해소되고 소비자들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옵니다. 정부도 한국판 뉴딜 과제로 프롭테크 기술을 일부 선정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와 같은 기존 업계 반발은 점점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업태 간 시너지를 막는 칸막이식 규제도 있고요. 프롭테크가 익숙하지 않은 세대·계층 포용도 숙제입니다.

발품보다 손품이 앞서는 날이 올까요? 여러 과제를 뛰어넘고 프롭테크 산업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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