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을 "종전성명"이라고 한 美국무 부장관…속내는?
종전선언을 "종전성명"이라고 한 美국무 부장관…속내는?
  • 최용희 기자
  • 승인 2021.11.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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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17일(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한미일 당국이 종전선언을 놓고 협의한 가운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종전선언(end-of-war declaration)'이 아니라 '종전성명(end-of-war statement)'이라고 언급해 발언의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셔먼 부장관은 17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일 차관협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종전 성명을 둘러싼 문제에 관해, 나는 매우 만족한다, 미국은 우리가 한국과, 일본과, 그리고 다른 동맹·파트너 국가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길에 관해 한 협의에 매우 만족한다"고 발언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미국 정부와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를 했고 최근 외교부 안팎에선 한미가 종전선언 문안까지 논의하면서 협상이 막바지에 와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 문안은 거의 다 만들어진 걸로 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셔먼 부장관의 '종전성명' 발언에 미국측이 종전선언의 문턱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가간의 정상회담 또는 다자회담 이후 합의가 있을 경우 '공동성명(Joint Statement)' 또는 '공동선언(Joint declaration)'을 채택한다. 또는 '공동언론발표(Joint Press Statement)'의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전직 외교관 출신 외교소식통은 "절대적인 기준이 없지만, 공동성명의 위상이 제일 세고 그 다음이 '공동선언' 가장 위상이 낮은 것이 '공동언론발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 때문에 종전 선언이 갖는 무게나 효력 측면에서 '선언'과 '성명'에 차이를 두고 표현을 달리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들어 한미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미국측에서 이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양국이 종전 선언을 두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각각의 단계에 관한 순서나 시기, 조건에 다소 시각 차이는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의 바람과 달리 미국측이 조건을 달면서 종전선언을 미루려고 하는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전직 주한 미국대사와 미군 사령관들은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 자리에서 "종전선언에 서명한 다음날 뭐가 달라질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그것(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종전선언의 추진은 위험 수준이 아니라 도박이라고 생각한다"며 "매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는 한미간 북한에 전달할 성명 내용을 조율 중이라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과의 합의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 전 한미 간 문안을 맞추고 성명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내용이 북한에 전달된 뒤 북한이 응해야 '종전선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북한이 이에 응할지가 가장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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