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 67년만 대변혁… '피고 자백뒤 부인' 논란 치열해질듯
형사법 67년만 대변혁… '피고 자백뒤 부인' 논란 치열해질듯
  • 박웅석 기자
  • 승인 2022.01.0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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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해방 후 꾸준히 인정됐던 검찰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제도가 1월1일부터 시행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7년여 만에 형사사법에 큰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2022년 1월 1일부터 기소된 사건부터는 피고인이 자신이 피의자로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던 조서를 인정하지 않으면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기존에는 공판에서 검사가 작성한 피신조서는 피고인이 적법하게 자신의 진술로 작성된 것이라고 인정만 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제도의 변화로 재판 실무에서 상당 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피고인이 재판에서 범행을 자백하는 경우나, 피신조서를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할 경우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는 자백을 했다가 재판에서 돌연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신조서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할 경우에는 마지막 입장 정리 정도에 그쳤던 기존의 피고인신문보다 더 구체적이고 치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08년 도입됐지만 사문화 됐던 '조사자 증언제도'(피의자를 조사한 경찰 등이 재판에 나와 피의자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을 할 때 제한적으로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 제도)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30일 수사·공판 검사를 위한 매뉴얼을 일선 검찰청에 배포하는 등 큰 변화에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사단계에서는 피의자신문조서를 계속 작성·활용하되, 피고인이 조서 내용을 부인할 경우를 대비해 진술번복 방지기능이 있는 영상녹화조사를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또 공소제기 전이나 1회 공판기일 전 공범 등의 주요 진술을 증거로 보전할 수 있는 증거보전청구, 증인신문청구를 한다.

공판단계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진술을 청취한 조사자나 참여자를 증인으로 신문하는 조사자 증언도 적극 이용한다. 또 조사자 증언 요건인,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를 증명하고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하는 주장을 탄핵할 용도로 피의자신문조서와 영상녹화물도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피고인의 진술 번복 여부, 법정에서의 태도를 구형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검찰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제한으로 우리나라 형사사법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으로 재판 지연과 무죄율 증가 등 부작용이 나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 등 공범이 여러 명인 사건에서 1명의 피고인이 다른 공범의 피신조서를 부인하면 공범들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것이다. 또 재판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변호사비용도 늘어나 서민에게도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자백한 피의자의 피신조서가 무력화되면 결국 관련자를 비롯해 피해자를 법정에 부를 일이 늘어나게 돼 성폭력 사건 등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3일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이 수록된 영상물을, 본인이 아닌 조사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인의 인정만으로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면서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를 법정에 부르는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피의자 조서의 증거능력은 부인하더라도 피의자 조사 전 과정을 녹화한 영상물은 증거능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대감 속 여러 문제점들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도가 시행되면서 향후 문제점을 분석한 뒤 이를 보완하면서 제도를 연착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완벽한 제도란 없다"며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해결해나가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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