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자유로운 생리 현상이여. 제발 !
나이가 들면서 기가막힌 일들이 벌어진다.
내장과 괄약근은 의지와 멀어지며 주인인 나의 허락도 없이 대단한 악기라도 된 마냥 개선 행진곡 같은 리듬과 큰 소리로 연주를 한다.
장소와 시간,상황 따위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는 듯 뻔뻔하기 이를 데가 없다.
배에선 `꾸루룩 꾸루룩` 옆 사람에게 들릴만큼 큰 소리로 "지금 배가 비었다구. 내장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안 들리나?" 협박질을 한다.
그래도 이 정도는 물이라도 마셔 주면 조금 잠잠해 진다.
그런데 난감한 것은 괄약근이다.
시도 때도 없이 뻥 뻥 터지는 방귀!
소리라도 적으면, 냄새라도 없으면.
얼마전 길을 가다 나도 모르게 ` 뻥 ! `
"설마 사람은 없겠지." 뒤돌아 보는 순간...!
빨리 모면하고 싶은데 뛰면 앞쪽에서 고장난 수도꼭지 마냥 뜨듯한 물이 질질 새니 진퇴양난이다.
귀까지 빨개져서 현관에 들어서면서 18 !
" 도대체 정체가 뭐야? 니가 폭탄이야? 아님 뻥 뚫어야?
언제부터 인공지능을 갖추고 멋대로 대포를 쏘는 건데?
내가 미치겠다. 많은 걸 바라냐?
그냥 좀 곱게 늙고 싶은데 그게 그렇게 사치스런 바람이냐?"
이불에 코를 박고 지랄을 한다.
불쾌함이 잦아지면서 나이를 먹어 가는 건지 미쳐가는 건지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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