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오물붓는 신입생환영회…상식갖추도록 스스로 노력을
머리에 오물붓는 신입생환영회…상식갖추도록 스스로 노력을
  • 이두 기자
  • 승인 2016.03.3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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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82학번인 최원석(54)씨는 지금도 신입생 환영회를 잊을 수 없다. 정외과 선배들이 막걸리잔을 돌려가면서 주는 통에 술이 떡(?)이 되어 그날 결국 집에 못들어갔다. 그래도 최씨는 환영회에서 따뜻하게 대해준 선배들 덕분에 대학 시절이 즐거웠다고 했다. 5070세대에겐 신입생환영회는 그야말로 추억과 낭만이 깃든 세리모니였다.
  그랬던 대학 신입생 환영회가 모든 사람의 낯을 찡그릴 정도로 이상하게 변질되었다. 매년 술을 지나칠 정도로 강요해 신입생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지도 않다. 올해도 대전 모대학에서 선후배 대면식서 신입생이 음주후 사망했다.
 며칠전에는 신입생환영회에서 먹다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막걸리를 섞어 신입생들의 머리위에 뿌렸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엎드려 뻗쳐와 머리박기, 옷벗기기 등의 악습이 여전하다고 한다. 과거에는 남학생이 여학생을 봐주는 미덕이라도 있었다. 지금은 선배랍시고 여학생들이 남학생 못지않다. 이러한 악습은 대체 누구한테 배운건가. 젊은이들이 그토록 저항감을 갖는 유교식의 수직적 관계를 스스로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대학생이면 본인들은 스스로가 어른이라고 한다.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건강하고 상식을 갖추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행동해야 한다. 후배가 싫어하는 일을 선배라는 이유로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공자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대학당국과 교수들도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인이 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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