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65세되니 지하철 공짜' · · · "지공선사 품위 지키세요"
'만65세되니 지하철 공짜' · · · "지공선사 품위 지키세요"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6.07.29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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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지공선사 수칙 나돌아... 출퇴근때, 술먹고 지하철 타지 않기 등
인터넷에는 나이 먹었다고 무조건 대접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지공선사가 지켜야 할 규칙들이 소개되고 있다.

 인천에 사는 장길수씨는 1951년생이다. 지난 3월 만65세가 넘어 지공선사(地空禪師)가 됐다. 지공선사는 국가가 공인하는 노인으로 인정받아 전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만65세 이상의 노인을 일컫는 신조어다. 지하철 공짜로 타는 할머니들을 따로 ‘지공녀’라고 부르기도 한다.
​  교사출신인 장씨는 인천에서 청량리까지 가기 위해 지하철을 처음 공짜로 탄 날을 잊지 못한다. “기분이 묘했어요. 교육자의 공을 인정해주는 것같기도 하고 진짜로 늙어간다는 생각도 들고 젊은이들이 불편할 텐데 공짜로 타야 하나 등 온갖 생각이 교차했어요”
​ 대한민국이 고령화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장씨처럼 65세 이상이 되는 지공선사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춘천을 오가는 기차에는 지공선사들이 넘쳐난다. 일부는 목청을 높이고 술주정을 부려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인터넷에는 지공선사가 지켜야 할 규칙들이 소개되고. 나이만 먹어 무조건 대접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공선사가 지켜야 할 15가지 수칙을 살펴보자
1.출퇴근시 지하철 타지마라.
  출퇴근 시간 비좁은 지하철에서 등산복에 배낭 짊어진 지공선사는 젊은이들의 원성을 사게 된다. 젊은이들에게 출근시간 5분은 금쪽같다. 일부 젊은이들은 나이들면 빨리 죽어야 한다고 속으로 저주한다.

2.젊은이 자리 탐내지 마라.
  젊은이 좌석에 앉지 마라. 경로석이 비어 있는데 젊은이 자리에 앉으면 공연히 자리 하나만 줄어들었다고 생각해 젊은이들이 화낸다.

3.젊은이 앞에 서 있지 마라.
 젊은이가 피곤한데도 자리를 양보해야 하니 곧 내릴 것 처럼 문앞에 서 있거나 경로석 앞에 서 있어라. 웬만하면 앉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4.눈을 감고 앉아 있어라.
 눈 감으면 도를 닦는 것처럼 보이고 참선하라. 지공선사의 모습으로 위장된다.

5.더 나이먹어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면 빨리 일어나라.
 지금 60대와 70대는 늙은이가 아니다. 내 앞에 지공녀나 나보다 더 늙어보이는 선사가 나타나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에티켓이다.

6.경로석에서 모자를 벗어라.
 모자를 쓰고 있으면 10년은 젊어 보여서, 가짜 지공선사로 오인 받을 수 있어, 모자 벗고 대머리나 백발을 보여라.

7.경로석에서 스마트폰 보지마라.
 젊은이처럼 스마트폰 만지작거릴 나이는 한참 지났으니 지선공사 품위만 손상되고 참선하는데 방해된다.

8.항상 깨끗한 옷차림으로 단정해야 한다.
 늙으면 추해지고 냄새나고 꼰대 티를 내어 젊은이들이 싫어한다. 항상 외모와 옷차림에 신경써야 한다. 여건이 되면 자주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9.정치 이야기는 가능한 하지마라.
 나이들면 들수록 사람이 고집이 세지고 자기 말만 한다. 가능한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 특히 젊은이들과 말이 안통하니 가르치려면 하고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존경받지 못하는 첩경이다.

10.큰 소리로 떠들지 마라.
 과거 경력이 화려하고 거창해도, 흘러간 지식과 경험은 이제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달밤에 개짓는 소리다.

11.술 취해 지하철 타지마라.
 술과 안주 냄새는 지하철에서 공공의 적이다. 술취한 지공선사들은 치매로 이런 사실조차 모른다.

12.경로석에 퍼지고 앉지마라.
  넓게 양다리 벌리고, 두 자리를 한 사람이 차지하여 자기 안방처럼 전용하지 말라. 좌석에 물건을 올려놓거나 신발벗고 양반자세를 취하는 것도 금물이다.

13.경로석에 앉은 젊은이 혼내지 마라.
  나이많은 게 계급도 아니고, 공짜로 타는 주제에 피곤한 젊은이가 앉아 있다고 훈계하면 안된다.

14.할 일 없이 지하철 타지마라.
  할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자주 타며 젊은이들의 눈총을 받게 된다. 젊은이들은 지하철 공짜로 태워주는 정부의 잘못을 질책하게 된다.

15.능력 있으면 돈 내고 타라.
  재력이 있고 돈 내고 타고 다닐만 하다고 생각하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르라. 그러면 사회가 당신을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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