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행정만 집중 홍보”…어느 홍보맨의 비애
“정책·행정만 집중 홍보”…어느 홍보맨의 비애
  • 이두 기자
  • 승인 2015.12.0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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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의 한 대학 홍보맨을 만났다. 기자시절부터 사이가 각별했다. 7년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당당한 젊은이였다. 그러나 나이 40이 넘어선 지금 기가 많이 꺾였다. 좋은 말로 세상에 순응한다고 할까. 
 올해를 보내는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생각나는 것은 ‘각자도생’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가정이나 직장, 대학 등 어느 조직 상관없이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같다고 덧붙였다. 가슴이 뜨끔했다. 그렇지 지금 우리 사회가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지. 신자유주의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고도 했다.
 화제를 돌려 고령화시대에 우리가 더 즐겁게 살기 위해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 오래 만나자고 했다.
 대학이 홍보를 잘 안하는 것같다고 아킬레스를 건드렸다. 사람들이 관심을 끌만한 스토리를 만들거나 사람 이야기 중심으로 보도자료를 만들라는 주문에 그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에 돌리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보기 위한 것 아니냐. 그런데 윗분들은 대학 행정이나 정책 자료만을 일방적으로 만들어 보도되길 원한다. 기자와 언론이 원하는 것을 알기에 윗사람의 지시를 받으면 마음부터 헤아리기가 쉽지않다고 했다. 그래도 윗사람을 설득시켜야 한다고 책임지지도 못할 말을 던졌다.
 지금 조직의 윗사람은 50대 60대다. 일방적인 자화자찬이나 정책 행정 기사는 결코 기자들의 환영을 받지 못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홍보 환경과 홍보부서의 특성을 윗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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