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명예를 목숨과 바꾼 ‘안타까운 58년 개띠’
군의 명예를 목숨과 바꾼 ‘안타까운 58년 개띠’
  • 박웅석 기자
  • 승인 2018.12.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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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불법 사찰로 검찰 수사받던 육사 37기 전 기무사령관 투신

 

이재수 전 사령관이 근무했던 국군기무사령부.

국군기무사령관 당시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수 전 사령관(60)이 지난 7일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 한 평생 군인의 길을 걸었던 3성 장군이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투신했다는 소식은 군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1958년생인 그는 중앙고를 나와 육사를 졸업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의 절친이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나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53사단장과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육군 인사사령관, 국군기무사령관, 3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7일 오후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의 한 오피스텔 13층에서 투신했다. 그는 유서에서 "헌신적으로 최선 다했는데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며 “모든 걸 내가 안고 가니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 상황과 얽혀 제대로 되는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금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하여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더욱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랍니다. 60평생 잘 살다가 갑니다”라며 이 시대에 보기 쉽지 않은 군인상을 보여줬다.
 이 전 사령관은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 씨의 육사 37기 동기생으로 2013년 기무사령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박지만 씨 동기생 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박지만의 절친으로 꼽혔다. 기무사령관을 맡은 직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지만 씨와의 관계에 대해 "절친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13년 4월 상반기 인사 때 중장으로 진급해 육군내 핵심 보직인 인사사령관을 맡았다가 6개월 만에 군내 정보를 관장하는 기무사령관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이듬해 취임 1년 만에 전격 교체됐다. 이후 경기 용인의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전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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