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하려는 이들에게 주는 솔직하지만 혹독한 조언들
문학을 하려는 이들에게 주는 솔직하지만 혹독한 조언들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9.05.18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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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마루야마 겐지, "소설가라면 소설에 전념"
©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마루야마 겐지는 1943년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나 아쿠타가와상 등을 수상한 작가다. 그러나 1968년, 귀향한 청년의 고독을 그린 소설 '정오이다'를 낸 후 문단과 선을 긋고 50년 가까이 집필에 전념하며 살았다. '고독'과 '은둔'의 작가인 것.

그런 그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소설가'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저자는 그들이 펜을 쥐고 글을 쓰게 될 때를 위해, 그리고 그들이 문학의 세계에 뛰어들었다가 실망하고 도망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난 20년간 쌓아온 말들을 전한다.

"지금까지 이런 말을 해 주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몸소 실천하는 선배 소설가가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나는 큰 용기를 얻었을지 모릅니다. 고민하거나 옆길로 새지 않고, 똑바로 소설가의 길을 헤쳐 나갔을 것입니다."('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 중)

저자의 조언은 명료하다. 소설가라면 소설에 전념할 것, 전념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다면 정리하고 포기할 것. 그는 "펜을 들기 전에 정말 소설을 쓰고 싶은가" 자문하라고 한다. 불안과 고독, 분노, 슬픔을 뚫고 나아간 소설가만이 앞에 펼쳐진 누구도 오르지 못한 산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이같은 조언과 함께 평범한 직장인에서 소설가로 살아가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는 남은 인생을 걸고 이 세계에 뛰어들려는 사람일 수도, 어쩌면 문학 따위는 내게 맞지 않는다며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일 수도 있다. 저자가 기다리는 소설가는 '자립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는 모든 것이 너무 풍족하거나, 어린 아이로 돌아가고 싶어하거나, 권위주의자이거나, 사대주의자는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중요한 건 겐지가 지향하는 자립은 고립과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주위관계를 정리하고 타인에게 기대지 않는다고 해서, 고독과 맞서 싸운다고 해서 마음을 완전히 닫고 사는 게 아니라는 것. 자립한 소설가는 자신의 본질을 깊이 천착하고, 타인의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또한 이 세상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마음을 여는 고고한 자세를 갖고 있다.

◇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 마루야마 겐지 지음 / 김난주 옮김 /바다출판사 /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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