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원래이름은 달구화현이었다(우리땅이야기11)
대구시의 원래이름은 달구화현이었다(우리땅이야기11)
  • 최재용
  • 승인 2019.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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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경덕왕때 대구현으로 바뀌어
달에는 높은 곳이라는 의미 담겨

 우리땅 이름 이야기 시리즈로 이번엔 '대구(大邱)'이다. 대구광역시의 이름 유래를 ~3편에 걸쳐 연재한다.
대구
대구광역시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큰 도시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과 부산을 이은 대한민국의 3대 도시였다. 지금은 인구 수에서 인천에 밀려 4위 도시가 됐지만 도시의 품격이나 저력(底力)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는 듯하다. 삼국사기에 남아있는 기록으로 본 대구시의 옛 이름은 달구화현(達句火縣)’이었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 등 3국이 각축을 벌이던 삼국시대에 이런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다 신라가 3국을 통일한 뒤 경덕왕 때 전국의 행정구역 이름을 중국식 한자(漢字) 이름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작업이 벌어지면서 달구화현(達句火縣)’대구현(大丘縣)’으로 이름이 바뀐다.
이때 쓰인 대구의 자가 지금의 가 아닌 자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와 뜻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이름인 달구화현(達句火縣)’의 뜻을 알아보기로 하자.
앞에서 밝혔듯이 통일신라 경덕왕 대() 이전까지 불린 대구의 원 이름은 달구화(達句火)’였다.
이는 당시 우리말로 된 땅 이름을 한자의 소리와 뜻을 빌려 적은 한자 차용(借用) 표기이다. 우리말은 있으나 우리말을 적을 한글은 없던 시절이었으니 한자를 이용해 우리말을 적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생긴 이름 달구화(達句火)’達句(달구)’는 우리말 ᄃᆞᆯ을 한자의 소리를 빌려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ᄃᆞᆯ높다는 뜻을 가진 단어로, 지금은 쓰이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중세국어 때까지만 해도 지금의 <>’ᄃᆞᆯ이라 했고, 오늘날 매달다할 때의 달다ᄃᆞᆯ다라고 했다. 하늘에 있는 달이나 어떤 곳에 매다는 것이나 모두 높다, 높은 곳이라는 뜻과 연결돼 있다.
키가 큰 사람을 말하는 키다리(+ + )’나 방안에 있는 다락(+ )’, 비스듬하게 높은 곳을 말하는 비탈(+ )’도 모두 여기서 나온 말이다. 이들 단어에서의 역시 높다는 뜻을 갖고 있다. ‘달동네라는 말도 달이 보이는 동네라는 뜻이 아니라 높은 곳<>에 있는 동네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처럼 (<ᄃᆞᆯ)’높다는 뜻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삼국사기지리(地理) 편에 나오는 다른 지역의 땅 이름 설명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고봉현(高烽縣))은 본래 고구려의 달을성현(達乙省縣)이다라는 기록이나 고성군(高城郡)은 본래 고구려 달홀(達忽)”이라는 구절 등이 그것이다이들을 보면 ()=높다<>’의 관계가 바로 드러난다.
또 우리나라 곳곳에 많은 달내’, ‘달래고개’, ‘달랫골’ ‘달래강등의 땅 이름에 쓰인 도 거의 모두가 높은 곳, 즉 산()을 말한다. 따라서 이런 이름을 가진 땅들은 대개 산골마을이다.

이중 달내또는 달래강<>에 있는 내<>’, 즉 산 속에 흐르는 냇물이나 산을 끼고 흐르는 강물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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