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용기내는 일본 젊은 직장인들…TV시리즈도 '인기'
'워라밸' 용기내는 일본 젊은 직장인들…TV시리즈도 '인기'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9.06.2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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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초과근무가 미덕으로 여겨졌던 일본 직장 문화가 바뀌고 있다. '칼퇴'와 '워라밸'(일과 삶과의 균형)을 강조하는 TV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낮잠 카페'가 성행하는 등 여가와 삶의 질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달부터 방송한 TBS 드라마 '저, 정시에 퇴근합니다'의 주인공 히가시야마 유이(요시타카 유리코 분)는 웹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는 30대 여성 웹 디렉터로, 오후 6시만 되면 칼같이 퇴근하는 인물이다.

극중에서 동료들은 주인공의 '칼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살인적인 마감시간을 지키려 팀원 모두가 야근하는 가운데 혼자 퇴근하는 주인공은 '일거리를 내팽개치고 도망가는' 직원으로 인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해당 드라마를 소개하며 "이 드라마는 일본 근로자들이 왜 일터에서 일과 여가의 균형을 찾기 어려운지 공론화를 촉구한다"고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 '워크라이프밸런스' 쿠무로 요시 최고경영자(CEO)는 "열심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저, 정시에 퇴근합니다' 드라마 원작 작가인 아케노(필명)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일본이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지고 실업난을 겪고 있을 시기에 대학을 졸업했다"며 "사람들은 임시직을 전전하며 고용 불안정을 경험했고, 자신이 쓸모있다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느리지만 꾸준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저출산·고령화가 겹치면서 노동의 가치가 높아졌다. 이에 더해 과로사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일본 정부와 기업들도 근무시간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일본 정규직 근로자의 25% 이상이 일주일에 평균 49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해 과로로 인한 극심한 피로와 심장마비, 자살 등이 보고된 사례는 190건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일본에서는 한 달에 45시간, 1년에 36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무를 제한하는 법이 발효됐다. 일본 재무성은 매달 마지막 금요일엔 몇 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 '프리미엄 금요일'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낮잠 장려' 문화도 새롭게 생겨나는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도쿄에서의 '수면 카페' 유행을 보도하며 "낮잠을 자고 나면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네슬레 일본 지사는 2017년부터 긴자와 하라주쿠에서 수면카페 3곳을 시범운영하다 인기를 끌자 지난 3월 상설점을 열었다"며 "보디워크가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 '라피네'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호평"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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