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여가문화 아쉽다(박종태 '노년읽기'8)
세상을 보는 여가문화 아쉽다(박종태 '노년읽기'8)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9.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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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휴가철이다. 모처럼 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운 시간을 갖게 된다완행열차를 타고 다다른 밤 바닷가에서 고래사냥을 부르던 방학과 얼굴과 풍습이 다른 해외여행에서의 첫 인상들이 떠오른다. 여행의 체험은 때때로 일터에서 일상생활에서 삶의 방편으로 응용되기도 한다.
 여가는 훌륭한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놀이와 학습이 동일시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더구나 미래 정보사회에서는 노동의 시간이 축소되는 여가사회의 특성을 나타내게 될 것이며, 대량 노동의 구조가 사라지고 기계문명이 인간노동을 대체하는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떻든 올 여름, 많은 사람들이 여가의 공간으로 떠나고 있다. 여가활동이 개인에게 있어서 무의미와 무질서의 단순한 금전소비의 시간이어야 할지, 아니면 창조와 자기실현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인가의 판단은 정해 놓지 않아도 될 성싶다.
 노동의 부가가치로서 여가는 우리 삶의 화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여가의 사회적 기능에는 부정적인 시선도 많다. 우리 주위의 여가환경을 둘러보면 여가는 곧 향락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소비지향적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해외여행객의 증가추세에 의한 여행수지의 적자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객이 들여오다 적발된 물건들이 사치품의 백화점으로 둔갑할 정도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자칫 여가활동이 빈익빈 부익부현상으로 보여진다거나 노동은 일반 대중의 몫이고 여가는 부유한 특정집단의 향유물처럼 인식되어서는 우리 사회에 올바른 여가의 기능을 정착시킬 수 없을 것이다. 여가는 분명 인간의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면을 지배하는 자유활동으로 출발하지만 그 내용과 가치가 중요시되어야 한다는 점을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여가와 일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았다. 도시집중화 현상의 오늘날에 있어서는 국민의 신체적, 정신적 휴식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여가의 선용문제가 개인과 사회적 차원에서 고려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개척하고 향유해 나가야 할 미래사회는 지식산업사회로서 교육사회, 학습사회가 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여가시간은 단순한 쾌락의 시간이 아니라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학습활동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여가시간을 이용한 학습 또는 개인이 여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습의 형태는 바로 평생교육의 틀 속에 있다는 점이다. 5일 근무제의 확산 등으로 여가의 절대적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다양한 레저시설이 확산되고 있으나 여가를 통한 학습욕구를 충족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오락에만 집중된 주체성 없는 여가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를 물질적 풍요에 대한 자만을 부추기고 정신적 불균형을 초래하는 하나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여가는 노동의 반대 개념으로서 개인에게 있어서는 귀속성을 존중하여 강제성이나 의무성은 없지만 일반대중의 무규율성과 오용에 대비하기 위한 공공의 질서를 앞세우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가활동을 질서나 도의와 같은 사회적 규범으로부터 탈출한 일탈의 시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
 우리는 무엇인가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대중의 반감을 사는 행위로 인해 여가의 순수성이 훼손되지 않아야 하며, 보신여행, 쇼핑여행 등 후진성 여가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배낭을 메고 새로운 문명의 공간으로 도보여행에 나선 독일 청년들의 기개와 미국 국립공원의 강가에서 여가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떠나는 가족단위의 환경 존중 생활습관을 발견하는 일은 매우 흔한 일 중의 하나이다.
 올 여름에는 우리 산천이 여가의 학습공간으로 친화될 수 있는 청년들의 발걸음으로 가득 차고, 미지의 세상을 보고 배우는 마음의 여유와 즐거움을 찾는 감동의 여가로 재창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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