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낙엽·아내졸졸·쓰레기… 불쌍한 일본 남편들
젖은낙엽·아내졸졸·쓰레기… 불쌍한 일본 남편들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6.01.09 0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20여만쌍 이혼… 최근‘여성 6개월 재혼 금지’ 위헌 판결

 

일본 에도시대의 이혼장인 미쿠다리한(三行半).

 

위사진인 에도시대 이혼장 정서 표기.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협의이혼’이 제도화된 나라이다. 이혼 한번 하면 벌1(ばついち), 두번 하면 벌2(ばつに)라는 신조어가 생긴지 오래다. 罰(ばつ)은 사망이나 이혼 시 호적에 (×) 라고 표시하였던 것이 어원이다.(호적부가 전산화되고 나서는 除籍으로 표기) 이혼은 1964년 이후 매년 증가해 2002년 최다를 기록, 약 29만쌍이 헤어졌다. 2011년의 통계는 23만쌍을 넘는다.
  이혼의 종류에는 협의이혼, 조정이혼, 심판이혼, 재판이혼이 있으며 이 중 90%를 차지하는 것은 협의이혼으로 부부 합의에 의하여 결정된다. 합의가 되면 이혼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이혼이 성립한다. 2007년 4월부터 이혼 시 연금분할이 가능하게 되었다.
  일본은 얼마전 117년만에 민법 제733조(여자는 전혼의 해소 또는 취소의 날로부터 6개월을 경과한 후가 아니면 재혼할 수 없다)가 헌법에 위반한다는 위헌결정을 내렸다. 남성에게는 재혼금지기간이 없는데 여자에게만 제한기간을 두는 것은 DNA로 친자확인을 충분히 알 수 있는 현 시대에 비추어 볼 때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조항이기 때문이다.
  평생 처자식을 먹여 살리느라 고생한 남편을 존대하진 못할망정 우스개 소리로 폄하하는 것을 보면 한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로 씁쓸하다.
 

퇴직후 집에 있는 남편을 칭하는 '젖은 낙엽'

◌젖은 낙엽(ぬれおちば): 정년퇴직 후 일벌레였던 남편이 집에서는 성가신 존재가 되어 비에 젖은 낙엽처럼 좀처럼 잘 떨어지지 않는 것에 비유함.
  ◌와시(わし)족: 아내가 외출하면 ‘나도(わし)も 따라가겠다’란 말에서 비롯함.
  ◌대형쓰레기(粗大ゴミ): 휴일에 집에서 뒹굴고 있는 남편에 대해서 하는 말
  ◌산업폐기물: 대형쓰레기와 동의어.
  최근 신조어 중에는 취업을 위한 활동을 ‘취활’就活(しゅうかつ), 혼인준비를 위한 활동을 ‘혼활’婚活(こんかつ)이 있으며 이혼의 적절한 시기, 위자료를 더 많이 받기 위한 연구활동을 위한 ‘이활’ 離活(りかつ)이란 말도 생겨났다.

  에도시대에는 아내가 이혼하려면 엔키리데라(縁切寺:이혼을 원하는 아내가 숨어들어가 비구니 로 수행하는 것으로 이혼을 성립시키기 위한 절)에 들어가야 한다. 먼저 이유를 말하고 남편에게 이혼장을 내주도록 청구하는데 원칙적으로 아내가 직접 이혼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남편의 이혼장(三行半)에 의해 이혼이 성립되었다. 이혼장이 세줄 반으로 쓰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이혼한다는 취지, 이유, 재혼의 허가를 간결하게 쓴다. 계약서나 혼인할 때 아내의 친정에 보내는 청혼서에 문장이 7행이었기 때문에 이혼시에는 반으로 줄었다는 의미라고도 전해진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