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했지만 몸과 마음이 바쁜 1961년생들(61시리즈-4)
퇴직했지만 몸과 마음이 바쁜 1961년생들(61시리즈-4)
  • 최용희 기자
  • 승인 2021.01.20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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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고 건강지키고 부모 자식 뒷바라지로 정신없어”
끊임없이 제2의 인생에 도전...건강 지키기 최우선
61년생들은 제2의 인생 준비에 한창이다. 구인구직 안내판.
61년생들은 제2의 인생 준비에 한창이다. 구인구직 안내판.

 1961년생인 차준환씨는 지난해 10월 31일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했다. 1년간의 공부 끝에 합격했다. 그러나 당장 개업할 생각은 없다. 부동산 중개로 돈벌기가 쉽지 않고 자칫하면 임대료부담이 적지않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차씨는 지난해까지 30여년간 광고대행사를 운영했다. 그러나 광고 시장이 날로 줄어들고 코로나로 인한 행사 취소로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서울의 사무실과 직원을 내보낼 수 밖에 없었다. 차씨는 지난 11월부터 지인의 부동산 사무소에 출근해 부동산 관련 지식과 업무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다.

국내 유통 대기업에 다니던 1961년생 최호일씨는 4년전 회사를 명예퇴직했다. 다행히 아내가 교직원이어서 집안 생활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명퇴후 최씨는 곧바로 부동산 개발사에 취업했지만 1년밖에 다니지 못했다.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요즘 늦둥이인 고등학생인 막내딸의 등교를 도와주고 있다.

또 다른 1961년생 김인숙씨는 서울 을지로 빌딩의 청소 일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 여사님으로 불리며 10여년넘게 해오고 있지만 매일 새벽에 출근하는 게 여간 버겁지 않다. 그래도 일할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다며 건강이 허락하고 회사가 자르지 않을 때까지 일을 하고 싶다고 작은 희망을 밝혔다. 김씨는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가방끈이 길지 못하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정식으로 대학에 진학해 다니고 싶다고 장년의 희망을 밝혔다.

1961년생들이 올해(2021년) 환갑을 맞았다. 신축년생인 이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퇴직해 제2의 인생 개척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의 영향으로 일자리를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여느 베이비 세대들과 비슷한 입장으로 이들은 부모 부양 및 간병, 자식들의 취업과 결혼으로 자신의 제2인생 개척 못지않게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않다.

3년전 명퇴후 2년을 쉬다 지난해 일자리를 잡은 한 1961년생은 “코로나로 일자리가 확 줄었다. 주변 친구들이 할 일이 없어 어려운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건강을 지키려는 활동도 활발하다. 명문대 80학번들인 61년생 10여명은 2년전부터 주말에 족구 모임을 갖고 있다. 실내에서 꾸준히 활동하다 코로나로 8개월정도 모임을 갖지 못했다고 했다. 이들은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회원인 박윤근씨는 갑자기 허리가 아파 족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산은 61년생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취미이자 운동이다.

명문대 졸업해 거의 30여년간 국내 대기업에 다니던 박효준씨(가명)는 지난 2019년 갑자기 세상을 떠나 주변 친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의 기업이 평창올림픽 후원사로 참가해 평창올림픽 1년 기념식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저녁늦게 펜션에 들어간 그는 다음날 늦게까지 나오지 않아 인근 동료의 신고로 발견됐다. 이들 친구들은 돌연사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체력이 예전같지 않은데 마음이 앞서 몸이 먼저 나가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서로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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