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삼촌 42세 조카 싸움 금호화학…국민연금은 삼촌 손 들어줬다
72세삼촌 42세 조카 싸움 금호화학…국민연금은 삼촌 손 들어줬다
  • 최용희 기자
  • 승인 2021.03.26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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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두고 한숨 돌린 박찬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뉴스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금호석유화학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72)과 그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42) 간 주총 첫 표 대결에서 박찬구 회장을 지지하기로 했다.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안건에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연기금 등의 지지가 잇따르던 상황에서 박 회장은 8.25%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확보해 당장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24일 재계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에 따르면 수탁위는 전날 제10차 수탁위 회의를 개최하고 금호석화 주총 안건과 관련, 박 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 모두에 찬성하기로 의결권 방침을 정했다.

국민연금은 이번 금호석화 정기주총의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박철완 상무(10.0%)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이다.

박찬구 회장은 본인 지분(6.69%)과 그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 7.17%), 딸인 박주형 상무(0.98%) 등을 더해 14.84%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고 있다. 박철완 상무가 보유한 10.0%와 4.84%P 차이에 불과해 국민연금은 이번 주총 표 대결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박찬구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 전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최도성 경영대학 석좌교수 등 4명은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제안한 바 있다. 최도성 교수는 감사위원 후보이기도 하다. 박찬구 회장 측이 제안한 배당안은 주당 4200원(보통주 기준)이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하고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박 상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2021.3.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가 각각 제안한 안건을 두고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견해가 엇갈려왔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박 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에는 전부 찬성을 권고했지만, 박 상무가 제안한 안건은 모두 반대했다. 반면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그가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도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찬성 권고를 했다.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박철완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배당안 등 그가 제안한 안건에 대체로 찬성 의견을 밝히면서도, 사외이사 선임 건으로는 박찬구 회장이 제안한 3명에 찬성할 것을 권했다.

비록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승리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국민연금은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안건 대부분에는 반대표를 던지기로 방침을 정하면서도, 박 상무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안에는 찬성하기로 했다.

수탁위는 이와 관련 "사내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서는 경합하는 사항이 아니므로 이사회(박찬구 측) 안과 주주제안(박철완 측) 모두 찬성을 결정했다"면서도 "다만 모두 찬성하는 결정과 관련해서 경영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일부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연기금 및 국부펀드 등의 박철완 상무 지지도 잇따라 아직 표 대결의 결과는 예측이 쉽지 않다. 박철완 상무 측에 따르면 미국 최대의 공적연금이자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박 상무의 제안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졌다. 노르웨이의 세계 최대 국부펀드(GPFG) 운용기관이면서 금호석유화학의 주요 주주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도 박 상무가 제안한 대부분의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주총 표 대결은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박철완 상무는 최근 본인 지분을 10.03%까지 높였고, 모친 김형일씨(74)와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63)이 각각 0.08%와 0.05%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의 오는 26일 금호석유화학 주총 안건 찬반 방침.(이사회 안=박찬구 회장, 주주제안=박철완 상무 제안 안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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