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실 판 신데렐라.

* 니가 평강 공주야?

2022-02-24     김욕년

어느 가난한 집에 처자가 있었다.

그녀는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고 넓은 집과 자가용도 생겼다.

갑자기 바뀐 환경이 믿겨지질 않았다.

시댁은 친정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명문가였다.

잘난 부모에, 누이들 때문에 평범한 아들이 늘 기도 제대로 못 피는 것이 어머니에겐 아픈 손가락이었기에 어떻게하든 아들의 자존감을 지켜주고 싶었다.

아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자 여기저기서 좋은 혼처가 들어왔지만 아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혹시 사귀는 사람이 있는지, 있으면 데려 와 보라고 했다.

아들이 데려 온 처자를 본 후, 뭐가 좋은지 물었더니 " 편해. 함께 있으면... 하지만 엄마 마음에 안 들면 헤어질께."

어머니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몇날,며칠을 끙끙 앓다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아들이 좋아하면 됐다.건강하게 행복하게 살면 됐지."

며느리는 한동안 세상을 다 갖은 것 마냥 행복했다.

시어머니는 겸손하고 깨어 있는 지성인이었다.

항상 "내 아들이 부족한 게 많으니 네가 이해해 주렴."

하면서 며느리를 아꼈다.

시간이 흐르자 이 처자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말 없고, 화 낼 줄 모르는 남편이 못나 보였다.

성실히 직장 생활을 하고 받아 오는 월급도 작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편이 일의 스트레스로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소문을 냈다.

시어머니는 자신 소유의 건물에서 카페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며느리는 그냥 그 건물의 월세를 넘겨 주지 않고 일을 해서 돈을 벌도록 한 어머니가 야속했다.

어느날 어머니를 찾아 간 아들네는 이것 저것 불평을 늘어놓았다.

듣고 있던 어머니가 꾸지람을 하자 아들이 벌떡 일어나 멱살을 잡는 게 아닌가?

너무 놀라고 기막혀 멍하니 있다가 얼마전 딸이 달아 준 CCTV가 생각났다.

그리고 CCTV를 돌려 보던 중 경악을 금치 못했다.

며느리가 아들 허벅지를 계속 꼬집자 아들이 벌떡 일어나 자기 멱

살을 잡는 게 아닌가!

어머니는 지난 시간들을 되집어 보았다.

며느리가 아들을  *가스라이팅 하고, 자신도 정신 이상한 노인네로 몰아 갈 생각이었다는 걸 뒤 늦게 알아차렸다.

어머니는 가족들을 다 불렀다.

그리고 CCTV를 보여 준 후 아들네의 시댁 출입을 금했다.

언제부터일까? 

그 처자는 자신을 평강 공주로 착각한 모양이다.

그리고 남편을 바보 온달로 본 모양이다.

그녀는 분명 *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 라는 책을 안 읽었음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