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야’ ‘멍이야’ 장기 삼매경… “뻔히 보이는 수를 못보네”

2016-03-26     이두 기자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실내에서 잠자던 장기판이 봄바람과 함께 밖으로 나왔습니다. 서울 불광천변에 장기대국이 펼쳐졌습니다. 두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들 모두 표정이 진지합니다. 장기나 바둑을 두는 중장년들을 알겁니다. 저 순간이 얼마나 짜릿한 지를. 이 순간 만큼은 바로 옆에서 불이나도 모릅니다.
  많은 수싸움과 전략이 치열하게 펼쳐집니다. 과연 초나라가 이겼을까, 한나라가 이겼을까요. 한은 초를 마침내 사면초가로 몰아넣었을까요.
  옆에 훈수꾼들은 입이 근질근질합니다. 장기나 바둑의 경우 대국자들보다 관전자들이 오히려 수를 잘읽거나 형세 판단을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국자들은 자신만의 이해와 전략에 얽혀 수를 읽습니다. 관전자들은 보다 객관적으로 수를 봅니다.
  4월 13일 총선거를 앞두고 지금의 정치판은 어떤가요. 정치꾼들은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얼마나 진절머리치는지 모릅니다. 국민들은 그야말로 판을 엎고 싶습니다. 정치꾼들은 드라마보다 더한 막장극을 펼치고도 표를 달라니 웃어야 할까요 울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