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시집 '봄비를 맞다'
시력 66년...노년의 삶 여정
황동규 시인이 새 시집 『봄비를 맞다』(문학과지성 시인선 604, 2024)를 출간했다. 황황순원의 맏아들인 황시인은 1958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월」「동백나무」「즐거운 편지」를 차례로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마다 특유의 감수성과 지성이 함께 숨 쉬는 시의 진경은 물론 ‘거듭남의 미학’으로 스스로의 시적 갱신을 궁구하며 한국 서정시의 새로운 현재를 증거해왔다. 시집 『봄비를 맞다』는 쉼 없는 시적 자아와의 긴장과 대화 속에서 일궈낸 삶의 깨달음을 시로 형상화해온 시력(詩歷) 66년의 그가 미수(米壽)를 두 해 앞두고 펴낸 열여덟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황동규는 녹록지 않은 노년의 삶을 이어가는 노정에도 여전히 시적 자아와 현실 속 자아가 주고받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생의 의미와 시의 운명을 함께 묻고 답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집콕의 극치는 역시 혼자 있음.
그 있음에 외로움 하나라도 빠뜨리면 / 혼자 없음.”
─코로나 파편들의 시간, 막다른 골목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다
“늙음은 온갖 불편의 집합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할 게 무엇인가 생각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아침에 해가 뜨고 아파트 발코니에선 꽃들이 피고 지고 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시, 물빛으로 환한 시간이.”
―「뒤표지 글」에서
/출판사 서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