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한국·중국 바둑 전쟁 ‘점입가경’
LG배 바둑 결승서 중국 커제 규정위반으로 반칙 기권패 변상일 우승에 중국은 재대국 요구, 한국 뒤늦게 반칙패 없애기로
세계 바둑 최강의 자리를 놓고 한국과 중국 다툼이 치열한지는 오래됐다. 이 치열함을 더욱 뜨겁게 하는 사건이 설 연휴를 앞두고 일어났다. 중장년을 비롯한 바둑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월 20일부터 23일까지 한국기원에서 29회 LG배 바둑 결승전이 열렸다. 한국의 변상일 9단과 중국의 커제 9단이 양국의 자존심과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맞붙었다. 1국은 커제가 승리했다. 문제는 2국과 3국에서 발생했다. 2국이 벌어지던 22일 커제 9단은 자신이 잡은 사석을 바둑통에 집어넣어 보관하지 않았다. 규정 위반으로 82수만에 반칙패를 당했다. 23일 열린 3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커제 9단은 규정 위반에 몰리자 기권했다. 결국 변상일 9단이 2승 1패로 우승했다. 한국기원은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는 경우” 경고에 처한다(18조 6항)고 규정하고 있다. 사석이 나중 집계산에 포함되기에 사석 개수는 정확해야 한다. 한 판에서 처음 어길경우 두집 공제 벌칙을 적용하고 두번째는 반칙패를 선언하게 된다.
판정을 놓고 중국기원협회와 바둑팬들이 흥분했다. 중국협회는 결승 재대국을 요구하면서 2월 한국에서 있을 세계대회에 중국 선수들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바둑팬들은 “패배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습관이 바둑 원칙이 될수 없다” “사석은 경기 진행과 상관없는 규칙이다” 등의 바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기원은 관계된 모든 분들에게 사과한다면서 1주일 넘게 여론을 살피다 3일 입장을 내놓았다. 사석패 규칙을 없애겠다고 했다.
한국바둑 국가대표 홍민표 감독은 한국기원보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년간 한국의 사석규정을 제대로 지켜오지 않았다”며 “우리는 중국룰을 지켜왔는데 그들은 왜 우리룰을 지키지 않는가” 하는 입장문을 냈다. 더불어 변상일 9단이 온전히 누려야 할 명예를 빼앗겼다고 말했다.
2024년말 기준으로 커제는 세계 4위, 변상일은 세계 12위다. 1위는 한국의 신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