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이여, 타지 한달살이는 가까운 곳부터

10개국 16곳서 한달살이한 중년 부부의 조언 다리 떨리면 못해 가슴떨릴 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달살이하며 둥글고 붉은 노을처럼 나이 들어가

2025-03-03     이두 기자

 

10개 나라 16곳에서 한달살이를 한 중년 부부는 지금도 타지 한달살이를 꿈꾼다. 3월에 제주도 함덕에서 한달살이를 또 시작한다. 한달살이를 꿈꾸는 다른 중장년들에게는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퇴직하는 남편은 원만한 부부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아내편이 되라는 말도 했다. 남편 조대성씨는 귀차니스트 성향이 강한 편이다.  32년동안 대기업에서 판매 관련 일을 했다. 어느 정도 사람에 치였다. 아내는 붉게 물든 노을처럼 예쁘게 나이들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번 인터뷰는 거의 아내가 했다. 부부의 입장보다 아내의 목소리가 담긴 인터뷰가 되었다. 그래도 두 사람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부부상을 보여주고 있다.

• 한달살이를 꿈꾸는 중장년들에게 한 마디
   그냥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국에 살아도 생활비는 필요하다.  물론 해외로 나가면 항공권과 숙박비가 조금 더 부담이 될 수도 있으나, 그대신 추억이 쌓이는 것이니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최고급 호텔에서 자고 최고의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만이 여행의 즐거움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조금만 내려 놓으면 훨씬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

• 또 다른 한달살이 계획은
   계획은 언제나 진행중이다.  여행은 다리가 떨릴 때가 아니라 가슴이 떨릴 때에 떠나라고 한다.  아무리 예전의 어른들보다 젊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해도 숫자에 불과한 나이를 무시하기만 할수도 없다.  더 젊고 건강할때 더 많은 곳을 가보고 싶은 의욕과 욕심은 늘 있다.  거기에 이제는 더운 여름엔 좀 덜 더운 곳으로 추운 겨울엔 좀 덜 추운 곳으로 가서 지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3월에 제주도에서 다시 한달살이를 계획중이다.
• 퇴직 바로 직후 심정은
   그냥 그 시간이 되었구나 하는 마음 이었다.  대부분의 월급쟁이들이 그렇겠지만, 오래전 부터 때려치우고 싶다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놀랍거나 당황스럽거나 하지 않았다.
• 정년퇴직은 무엇인가 :
   전업주부로 지내온 아내에게 남편의 정년퇴직은 매일 세번의 밥상 차림과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부담스런 시간들이 직면 과제가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뒤따르는 퇴직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적극적으로 아내편이 되어주라는 것이다.   
• 퇴직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전업주부였던 생활에 큰 변화는 없다.  남편은 책 읽기와 커피 즐기기 그리고 헬스장 다니는 것으로 하루를 바쁘지 않게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보내고 있다. 퇴직 후 부부간에 달라진 점은 딱히 없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지방 근무가 많아 주변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던 것도 아니고, 직장인과 가정주부로 완벽할만큼 분담이 되어 있었던 역할이 지속될 뿐이다.

• 퇴직 후 어떤 부부관계가 바람직할까
   정답은 없다.  서로 틀어지고 비꼬아지고 힘들어지는 경우만 아니라 합의를 이룬 관계라면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잘 지내는 부부는 "Best Friend"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다면 :
   없다.  젊음 자체로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치열하게 그 시절을 보내지도 못했고 다시 온다고 해도 더 치열하게 살아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적당히 둥글어지는 모습도 좋다.
• 제2인생을 어떻게 펼쳐 나가고 싶은가
   굳이 제2인생 이라고 할 것이 있을까?  전업주부로 지내온 시간들이 남편이 퇴직했다고 해서 별로 바뀐것 없이 지금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단지 주어진 시간을 어디에 주로 배분하는가의 차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한달살이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 인생 좌우명은
   "내맘 같지 않아!"   아마 이 말은 실망스러운 경우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우 이 말을 내뱉기 전까지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려 한다.   거창한거 없이 염치를 알고 지내려는 정도라고 할까?
• 어떻게 나이들고 싶은가 :
   편한 모습으로 나이들고 싶다.   해지는 모습을 좋아한다. 남편은 뭐 굳이 노을을 보려고 하냐고 한다.  그러나 붉어지고 어두워지는 노을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렇게 예쁘게 차분해지게 늙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