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는 안된다는 ‘잠룡 무덤’ 사라져
이재명 대통령 당선... 김문수는 눈앞서 좌절 이인제 손학규 남경필 ‘강력 잠룡’ 모두 실패
경기도지사 출신 첫 대통령이 탄생했다. 대선마다 경기도지사 출신 후보들은 유력한 잠룡으로 불리며 각 정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한명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유력 잠룡들이 중도 하차하자 경기도청 자리가 인물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풍수지리설에 의한 분석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으로 ‘대권의 무덤’이라는 말은 사라졌다. 21대 대선에서는 거대 양당 후보가 모두 전직 경기지사 출신이었다.
1995년 초대 민선 지사였던 이인제 후보는 1997년 15대 대선 때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하자 국민신당을 창당하고 출마했지만 3위에 그쳤다.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치른 2002년 16대 대선에는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했다. 이후 2007년 17대 대선, 2017년 19대 대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경기도지사 연속 탈락의 서막이었다. 31대 도지사였던 손학규 후보는 당적 변경, 정계 은퇴 번복 등을 거치며 당내 경선만 3번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2021년 20대 대선에 무소속으로 네 번째 대권에 도전했지만 중도 사퇴했다.
젊은 기수로 떠오르는 잠룡이었던 남경필 전 지사도 19대 대선을 앞두고 탈당한 뒤 2017년 바른정당 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유승민 후보에 밀려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김동연 현 지사는 이번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이재명 대통령도 성남시장때인 2017년 19대 대선 경선에 도전해 고배를 마셨다. 이어 경기지사를 물러나고 20대 대선에 나섰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석패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문수 전 지사는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 경선에 나섰지만 박근혜 후보에 졌다. 이번 대선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됐지만 실패했다.
경기지사 출신 대통령 배출로 도지사의 역할도 한층 커지고, 경기도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을 다루는 국무회의 규정에는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으나 다른 광역단체장은 명시돼 있지 않다. 의장인 대통령이 인정할 때 중요 직위 공무원은 배석할 수 있다. 서울시장은 장관급이고 경기지사는 차관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