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뱃지 기쁨 잠시…자유·가족·친구 잃는다는 말 와닿아”

초선의원 인터뷰… "초심잃지 말라" 많이 듣고 기자응대·보좌진구성 애먹어

2016-06-01     이두 기자

 

  "누가 여의도 횡단보도에서 의원님, 의원님 부르는 데 저인줄 몰랐어요. 아직도 국회의원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열심히 교육과 세미나, 포럼, 스터디등에 참석하고 선배 의원들로부터 초선의원의 바람직한 자세 등 조언에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 지난 4월 13일 치러진 총선에서 당선된 50대의 한 초선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는 20년넘게 당직 생활을 한 끝에 금뱃지를 달았다. 29일 배정받은 의원 사무실로 짐을 옮기고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20대 국회일정은 5월 30일 시작됐다.
​  그는 당선후 지금까지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다고 했다. 지인들로부터 "초심을 잃지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으며 당선후 지낸 일 중 기자 응대와 보좌진 구성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  “기자들이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해 초선의원이 된 소감과 각오 등을 물어요. 아직 제대로 파악이 안된 민감한 국정현안을 물을 때는 긴장도 되면서 한편으로 지나치다는 생각도 들어요”
​  그는 기자들 응대법에 대해 더 연구해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어디까지 친해지고 어디까지 거리를 둬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은 초선의원들에게 삼시세끼 기자들하고 식사를 하라고 했다.
​  보좌진 구성은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낙선한 선후배 의원들은 물론이고 당직자와 원로, 선거를 함께 한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추천자를 써달라고 부탁받을 때 정말 난감했어요. 이미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몇 사람이 서운해하는 것같아요”
​  그는 20대 국회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협치를 하려는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아 여야 충돌이 잦을 것으로 전망했다.
​  "‘원로 선배의원께서 지금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만 막상 회기가 시작되면 이 자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4시간 노출된다. 자유를 잃어버림은 물론이고 시간도 잃고, 가족과 친구조차 잃게 된다. 소신을 갖고 각오 단단히 해라’고 초선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는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선배의 이 말이 조금씩 마음에 와닿는다고 했다.
  “날로 중요해가는 환경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어 열공 중입니다. 보좌관들과 함께 열심히 환경 관련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24시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을 펼치겠습니다.”
  당선된 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축하화환이 집으로 배달됐다며 아파트 경비아저씨와 주민들이 보낸 축하와 격려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