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말 일본교장 축사 공개… 학생들에게 전쟁을 중계하다
변리사 최달용씨 수백점 소장… "일제말 이해 중요 자료 언제든 공개"
2016-01-18 이두 기자
1930년대~1950년대 일제강점기 여학교 교장의 축사 수백점이 공개됐다. 일제말 절체절명에 빠진 일본이 학교에 어떤 조치를 내렸으며 이 글로 인해 조선 학생과 일반인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 지 알 수 있는 유익한 자료다.
변리사인(71) 최달용 씨는 오래전 소장하고 있던 일본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일본이 전쟁광분 상태서 패망까지 1943년~1945년 상황을 전하는 한 여학교 교장의 친필들이다. 여학교는 일본 오사까 인근 나라에 있는 전수학교로서 오늘날 동대사의 근간이다.
학생들의 졸업식이나 입학식에서 들려주는 축사에는 전쟁의 급박함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여학생 대상으로 근로정신대를 차출한다’ ‘가정과 재봉 중심인 여학교를 실질적인 물건을 생산하는 농업, 상업학교로 바꾼다’ ‘미군이 오키나와를 침략하려 한다’ 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1945년 1월 교육공문에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 백금과 알미늄을 긴급 회수하는 데 학생들의 적극 협조를 이끌어내라는 내용이 있다. 학교를 폐쇄하고 공장으로 만들라는 상부의 지시가 담긴 공문도 있다. 1939년 일본 역사책, 1943년 일본연감도 있다.
최씨는 "일제 강점기 말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언제든지 자료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