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인천, 6.25직후 경기도청 유치 10년 전쟁
수원·인천, 6.25직후 경기도청 유치 10년 전쟁
  • 이두 기자
  • 승인 2017.08.0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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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광교로 도청 이전, 1963년 수원 확정…일제 때는 경복궁 인근에 경기도청 있어

 

경기도청이 2020년 광교로 이전한다. 사진은 현재 경기도청.

  2020년이면 새로운 경기도청의 역사가 수원 광교에서 펼쳐진다. 경기도청 신청사 기공식이 지난 7월 15일 광교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 31개 시군 관계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새로 이전하게 될 곳은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이며, 경기융합타운 내에 건설된다. 3년 후면 경기도청의 광교시대가 새로 열린다. 현재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경기도청은 청사 노후에 따른 행정능률 저하 등의 이유로 오래전부터 이전이 추진돼왔다.

◆조선시대 서대문 인근에 경기감영
 경기도청은 조선시대 말 서울 서대문 바로 밖(지금의 서대문사거리인 적십자병원 자리)에 있었다. 당시는 경기감영이었다. 당시 관찰사(지금의 도지사)는 행정 외에 군정 사법 경찰권까지 행사했다. 1896년 경기감영은 수원으로 잠시 이전했으나 1910년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다시 서울 광화문 앞으로 옮겼다. 당시 일제는 경성부를 경기도에 속하도록 했다.
 경복궁 앞 왼쪽에 세워진 경기도청은 1910년 강제합병 직후 준공된 것으로 알려진다. 본래 경기도청 건물은 대한제국 정부의 내부청사로 쓰일 예정이었다. 도청 건물은 처음부터 기능 중심으로 설계되고 지어져 예술적인 조형미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좌우 대칭의 르네상스 풍을 띠고 있으며 외벽은 치장 벽돌이 노출되어 있다. 중앙전면 상단부에 고리형 장식과 옥탑부를 두고 있다.
 광복 후인 1946년 경성부가 서울특별시로 승격돼 분리됨에 따라 경기도는 서울과 독립된 지자체가 된다. 경기도청은 광화문 앞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6.25중에는 화성에 잠시 임시도청이 설치됐다. 1953년 경기도청 이전문제가 거론됐다. 당시 경기도였던 인천시가 경기도청을 유치하겠다고 정부에 서류를 냈다. 수원 시민들을 발끈했다. 수원시장과 지역 유지들이 경기도청 수원존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원에 유치가 아니라 존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은 서울로 간다고 하자 수원과 인천 주민들은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부산에 있던 정부가 서울로 돌아오자 경기도청도 광화문에 있는 옛 건물로 돌아왔다.
 1956년 도청이전 문제로 인천, 수원의 대립이 심화됐다. 이후 6년여간 결론이 나지 않았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고 1963년 당시 경기도지사는 도청사를 안양(당시 시흥군 안양읍)으로 옮길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수원시는 박정희 당시 의장에게 지리, 교통, 역사로 보아 수원의 경기도청 복귀가 당연하다는 진정서를 냈다. 경기도청 수원유치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위원장은 훗날 수원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는 이병희가 맡았다. 1963년 12월 경기도청의 수원 유치를 확정짓는 법안이 통과했다. 수원시는 환호했고 인천은 격분하며 눈물을 흘렸다.
 1964년 10월 수원시 팔달산 밑인 수원 공설운동장 터에서 경기도청사 신축 기공식이 열렸다.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장 등 3부요인과 3만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도청 신축을 축하했다. 1967년 6월 도청사가 완공됐다. 경기도 땅에서 진정한 경기도정이 펼쳐지는 경기도 시대가 열린 것이다.
 1960년대 중반부터 경기도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자 도청 신관은 1970년대 준공된다. 이로서 현재 모습과 비슷한 경기도청사가 완성됐다. 당시 신관 앞의 정원과 도로 위치 등은 지금의 도청사 정문에서 바라본 모습과 비슷하게 보인다. 이후 50여년간 도청사는 경기도정의 행정 현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2020년 경기도청 광교시대
 새로운 경기도청이 들어설 경기융합타운은 11만8200㎡ 부지로서 신청사외에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도시공사, 경기도도서관, 초등학교, 미디어센터, 주상복합 등이 입주한다.
 경기융합타운 및 신청사는 2020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신청사는 2만6227㎡ 부지에 연면적 9만9127㎡로서 본청 22층과 의회 12층 규모다.
 경기도는 오픈 플랫폼 청사를 지향하고 도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의미를 담아 경기도 신청사에 유리돔 의사당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스마트오피스 개념을 도입해 공간을 검소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등 도의회 권고사항을 청사설계에 반영했다. 경기도청사 구관과 도지사 옛 관사(현 굿모닝 하우스)가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으로 공식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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