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토끼는 만만찮다
계묘년...토끼는 만만찮다
  • 김욕년
  • 승인 2023.01.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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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토끼해를 시작하며

검은토끼해가 밝았다.

예전에 잠깐 토끼를 키운적이 있다.

집에 오는 길목에 물고기,새,토끼등을 파는 곳이 있었다.

토끼 한마리가 장에 갇힌채 비를 맞고 있었다.

주인장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유독 그 토끼만 안으로 들여 놓지 않은 채 퇴근하는 것이다. 며칠째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영 안쓰러워 그 토끼를 사서 집으로 데려왔다. 애완용 토끼라기엔 너무 크고 거무튀튀한 흑갈색의 멋대가리 없는 토끼를 보고 남편은 경악을 했다. 아랑곳하지않고 나름 쾌적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준답시고 베란다에 가드라인을 설치하고 장에서 풀어줬다. 

으아악! 악몽의 시작일 줄이야. 토끼는 하루종일 먹고 하루종일 환같이 생긴 똥을 싼다. 냄새가 고약하니 바로바로 똥치우기 바쁘다. 게다가 긴 뒷다리로 어지간한 장애물은 사뿐이 넘나드니 거실이든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다 다녀서 쫓아다니기 바쁘다. 그러다가 예뻐해줄 요량으로 안고 있으면 킁킁 냄새를 맡다가 별안간 물어뜯는다. 한번 물면 살점이 떨어질때까지 놓지 않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뛰어난 후각으로 자신의 새끼와 남의 새끼를 구분한다고 하니 내가 적으로 보였나 보다. 게다가 설치류와는 달리 앞니가 위아래 한쌍씩 4개가 아니다. 총 6개의 앞니가 있는데 윗니 안쪽에 한쌍의 앞니가 더 있다. 물면 얼마나 센지 피가 철철 흐르고 살점이 패어나간다. 그 꼴을 보고 있던 남편은 토끼를 직접 갖다주겠다고 호통을 쳤다. 그 놈의 정이 뭔지 측은지심이 발동하여 갖다주면 또 천대 받을 것 같아 시간을 끌었지만 도저히 감당이 안되어 토끼를 샀던 집에 데려다 주었다.상처만 가득한 토끼 키우기는 끝을 맺었다.

쉽게 애완용으로 키울 대상이 아니다.

이밖에도 토끼의 가장 큰 특징은 자궁이 2개인데다 중복 임신이 가능하고 임신주기도 30일밖에 안되며 교미시간은 단 2초, 자극이나 호르몬에 의한 교미배란을 하기에 시도때도 없이 열댓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1859년 영국인 사업가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냥용 토끼 24마리를 들여온것이 재앙이 되어 1930년에는 개체수가 10억마리에 달했다고 한다. 이에 정부는 별의별 짓을 다해봤지만 아직도 개체수를 줄이는 것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이런 특성은 하나님께서 먹이사슬 최하단에 위치한 토끼에게 생존 능력으로 주신 것 같다.

그러니 토끼를 우습게 보지 마시라.

귀여운 외모와 달리 한 근성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꾀와 영민함의 상징으로 십이지신에서 4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토끼의 번식력으로 풍요의 상징성을 띠기도 한다.

계묘년을 맞아 출산률이 늘었으면하는 바람과 가정, 나라에 풍요로운 수확이 그득그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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