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복수초’가 활짝 피었건만…
봄을 알리는 ‘복수초’가 활짝 피었건만…
  • 박승천
  • 승인 2016.02.29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인천서 개화…“우리네 삶은 언제 활짝 피려나”

 

봄을 일찍 알리는 복수초가 이미 우리를 찾아왔다.

  복(福)과 장수(壽)의 바람을 담고 봄을 부르는 꽃이 있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을 지닌 ‘복수초(福壽草)’다. 매년 2월 노란빛으로 개화하며 봄을 부르는 복수초가 올해는 한 달이나 빠른 1월 초에 개화했다. 18년 만에 찾아 온 태평양의 해수 온난화 현상, '슈퍼 엘니뇨' 탓으로 더워진 겨울 때문이다. 인천대공원에도 복수초가 피었다고 알려져 2월말 사진기자들이 우르르 달려갔다.
  복수초는 사실 일제강점기때 일본이 붙인 이름이다. 원래 우리 이름은 얼음새꽃 또는 눈삭이꽃이다.
  먼 옛날 백두산 천지에는 호수와 신을 다스리는 우두머리 신령과 아름다운 딸이 살고 있었다. 모진 추위와 바람만이 계속되는 툰드라의 땅에서 그녀는 매일 한번씩 하늘을 가로지르며 따뜻한 온기를 내려주는 해를 좋아했다. 어느 덧 그녀는 성장해 아름다운 처녀가 되었고 뛰어난 외모로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신령은 자신의 말을 잘 듣고 폭포를 지키는 용에게 딸을 시집보내려 했다. 그러나 딸은 용의 차가운 몸이 싫었다. 결혼날이 다가오자 집을 나와 사모하는 태양신을 찾아나섰다. 밤길은 어두웠고 아무리 걸어도 숲을 벗어날 수 없었다. 며칠이 지나서 아버지 신령을 숨진 딸을 찾아냈다. 아버지는 백두산 양지바른 언덕에 딸을 묻어주었다. 이듬해 이른 봄 그녀의 무덤위에에는 해를 닮은 꽃이 피어 봄볕을 받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얼음새꽃은 북반구의 여러 지역에 자라고 일찍 피는 꽃이라 나라마다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전해온다.
  봄을 부르는 꽃은 이미 우리 주위를 찾아왔건만 얼어붙은 우리네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그나마 아릅답고 재미난 꽃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일 수 있을지….

…………………………………………………………………………………………………………

'박승천의 꽃세상’을 연재합니다. 여러분에게 아름다운 귀한 꽃들을 선사하며 재미나는 세상을 활짝 열어줄 것입니다.

 

박승천:야생식물 전문 작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 중에 가장 종류가 많은 제비꽃을 최초로 분류하고 정리한 《한국의 제비꽃》필자다. 《이게 무슨 꽃이에요?》는 2013년 대한민국 우수전자책에 선정됐다. 매주 들과 산으로 들꽃과 산야초를 찾아다니며 카메라에 담아낸다. 스마트폰으로 꽃의 이름을 물으면 바로 알려주는 앱‘모야모’를 개발, 운영중이다. 현재 ㈜모야모의 콘텐츠사업총괄이사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