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유정복 인천시장이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새로 임명했다. 비서실장과 대변인은 시장에게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비서실장은 시장의 손과 발이다. 대변인은 시장의 입이다. 최근 인사와 관련해 이전 시장들의 인사스타일과 비교되고 있다. 3회에 걸쳐 ‘공무원 인사’를 연재한다.
◇‘꼼꼼 신중’ 유시장… “인사 풀 제한적”
상당수 공무원들은 유시장의 인사가 꼼꼼하고 신중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유시장은 자신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검증된 사람만을 핵심 자리에 앉힌다. 이번 비서실장과 대변인 인사가 대표적이다. 오래전 김포시장을 지냈던 유시장은 김포와 인연이 있는 두 사람을 임명했다. 비서실장은 김포출신이고, 대변인은 김포에서 일간신문 주재기자를 지냈다. 지난해 새로 출범한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같은 고교 출신이다.
취임당시 ‘빚더미 도시 인천’을 벗어나겠다며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중앙부서 출신을 데려왔다. 그러나 실패했다. 경제부시장은 시에 큰 도움이 될 중앙정부의 예산 확보에 몰두하지 않고 자신의 세를 불리기에만 열중했다. 1년만에 교체됐다.
공무원들은 유시장이 인천시 공무원이나 지역 인사들을 믿지 못하는 것같다며 서울이나 주변에서만 인물을 찾다보니 ‘인사풀’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합리적이긴 한데 적재적소 인물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 사람이 너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인물들을 권한없는 특별보좌관 형식으로 일부 수용했다. 보좌관들은 특별하게 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공무원들은 “유정복 시장이 서울에서 오래 생활했기에 인천 공무원 세계를 잘 모른다”며 “아직까지 사실상 인사를 장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40년넘게 인천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한 신임 비서실장이 상당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정인맥이 인사 주도” 송영길
송영길 시장 당시는 취임하자마자 살생부가 만들어졌다. 당선자 시절에 이미 4급(시 과장급)이상 공무원과 산하 기관장 임원들에 대한 성분 분석이 끝났다. 한 공무원은 송시장의 당선자시절 업무보고 때 시장 측근들이 자신의 가족사까지 알고있어 놀랐다고 했다. 취임 6개월여만에 인천시청은 물론 다수 산하기관 고위직이 물갈이 됐다.
송시장 선거참모들은 점령군(?)처럼 정무부시장과 비서실장, 대변인 등 별정직을 꿰찼다. 특별보좌관만 10명이 넘었다. 상당수가 정당 생활을 오래해 조직경험이 별로 없었다. 조직의 생리를 잘 모르고 시의 중요한 안건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다보니 무리수가 나왔다. 몇몇은 결국 구속됐다.
모든 인사는 특정지역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임명된 비서실장도 당시 국장에서 밀려나 세일즈를 해야 하는 인천유나이티드 사장으로 발령나는 서러움을 맛보았다. 지나친 특정지역 인사가 공무원들의 분노를 사 송시장 낙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제 실리형’ 안상수… “지나치게 계산적”
공무원 사회에서 안상수 전시장은 조직의 생리를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정치인 생활을 하기 전 기업인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공무원 조직을 장악해 공무원들에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했다. 한 공무원은 “안시장 시절엔 공무원 인사가 예측됐다”며 “‘다음번에는 내 차례다’라며 신이나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승진순위에 있는 공무원들은 시 산하기관 등 외부로 많이 내보내 순환이 잘됐다고 했다. 조직의 사기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때 기술직 공무원이 인천시 처음으로 비서실장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철저히 자기계산적인 인사였다는 지적도 받는다. 시장의 이쁨을 받는 공무원 중심으로 일이 이뤄지다 보니 위계질서가 흔들렸다. 일부에서는 알게모르게 개인비서 역할을 했던 특정인이 인천시 인사를 다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