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는 겨울
우리 아파트는 겨울
  • 김욕년
  • 승인 2023.02.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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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작업

아파트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줄지어있다.

벚꽃 필 무렵 아파트에 들어서면 굳이 다른 곳의 벚꽃을 구경하지 않아도 잠시 넋을 놓고 벛꽃을 바라보며 다른 세상에 온듯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언젠가부터 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파트는 전체적으로 전지작업을 한다.

쌍뚱쌍뚱 잘려나간 나무는 겨울 나무보다 더 춥게 서있다.

새순이 움트는 시기에 전지작업을 하는 이유는 지하주차장이 없기 때문이다.

새똥에 벚꽃과 각종꽃잎이 차에 떨어지면 치우기가  성가신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편이를 위해 우리 아파트는 봄이 오는 계절에 다시 겨울로 돌아간다.

저렇게 잘려나갔으니 한여름이라해도 듬성듬성 잔가지나는게 고작이다.

나무와 나무그늘이 주는 유익보단 나무로 인한 폐해가 심하다여겼나보다.

볼품도 없이 전지작업을 할바엔 차라리 나무를 뽑아 버리는게 낫지않나?싶다.

언제부터인가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것에 인색해진 우리의 옹색한 마음을 보는듯하여 내 마음마저 다시 꽁꽁 얼어붙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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