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시리즈)1964년 박정희, 독일에서 ‘한강의 기적’을 꿈꾸다
(64시리즈)1964년 박정희, 독일에서 ‘한강의 기적’을 꿈꾸다
  • 최용희 기자
  • 승인 2024.03.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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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 기적' 직관하고 고속도로 제철소 공장 건립 등 결심 굳혀
차관 등 독일의 도움받고 광부 간호사 등 보내 달러 박스로

 

1964년 서독을 방문해 에르하르트 총리와 악수를 나누는 박정희 대통령. 사진/대통령기록관

 1964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은 서독을 방문한다. 그는 선진 독일의 각종 사회 시설과 기반 시설을 둘러보며 조국 근대화, 산업화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로 결심을 더욱 굳힌다. 박 대통령은 8일간 서독에 머물면서 이른바 2차 세계 대전이후 다시 선진국으로 도약한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현실화 시킬 ‘한강의 기적’을 구상한다.

◆독일 ‘라인강 기적’ 배우자
독일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나라가 어려웠으나 불과 20여년만에 다시 유럽뿐 아니라 세계의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경제 부흥이 크게 한몫했다.
 박 대통령은 1964년 12월 9일 에르하르트 서독 총리를 만난다. 에르하르트 총리는 경제전문가로 독일의 경제 부흥을 실질적으로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 자리에서 독일의 경제 지원을 요청한다. 서독 총리는 ”“한국이 조속히 경제적으로 자립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과거에 구애받지 말고 일본과 함께 손잡고 경제 발전을 꾀하고 아시아 평화를 이룩하는 길을 모색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은 산이 많아 경제 발전이 어렵다. 고속도로를 깔아야 한다. 자동차가 달리려면 철이 필요할 테니 제철공장도 건설해야 한다. 우리가 경제고문단을 보내 돕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박대통령의 독일 방문에 환호하는 교민들. 사진/국가기록원

 박 대통령은 독일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달리면서 ”반드시 고속도로를 놓아아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함보른 광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일 요인들에게 '당신네는 어떻게 라인강의 기적을 이룩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것은 우리 독일 국민이 피와 땀을 흘린 노력의 결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대가 없이 기적이란 있을 수 없다.”

라인강의 기적을 목격한 박 전 대통령은 귀국 후 고속도로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이) 1964년 당시 서독 방문 중 아우토반에 충격을 받아 그때부터 우리나라에 고속도로를 놓는 꿈을 꾸셨다." 박 전 대통령이 독일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달리면서 독일 관료에게 건설 방법을 물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독일 광부 간호원들의 피땀을 종잣돈으로
1963년부터 보낸 독일에 보내진 광부와 간호사는 외화 획득과 중화학공업 투자의 첨병 구실을 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따르면 1965~1975년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한국으로 송금한 액수는 총 1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당시 1965~1967년 총수출액 대비 1.6~1.9%에 달하는 액수였다. 국민총생산(GNP) 대비로는 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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