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시대… 과연 우리는 어떤 가
갑질 시대… 과연 우리는 어떤 가
  • 이두 기자
  • 승인 2015.11.22 2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흥길의 소설 ‘완장’은 한국인의 권력의식을 폭로한다. 주인공은 저수지 감시원이란 완장을 차게 되자 얄팍한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다 완장을 빼앗긴다. 허망한 권력의 속성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갑질이상의 권력을 잠시나마 만끽한다. 갑질하면 그 주인공이 먼저 떠오른다. ‘완장’은 오래전 TV드라마로도 방영됐다. 방송인 조형기씨가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살기등등했던 그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갑질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당시 부사장의 회항지시에서부터 주차장 요원과 백화점 종업원 무릎꿇리기, 조교나 학생을 마음대로 부리는 교수, 돈을 주고 고용자를 폭행하는 대기업 오너, 일부 프랜차이즈 본점의 대리점 강매 등 헤아릴 수 없다.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는 하루하루가 전쟁이고 눈에 보이는 실적이 모두를 결정한다. 물건을 생산해 팔아야하는 사업가와 회사원은 물론이고 교수 교사 학생, 심지어 공익기능을 담당하는 공무원까지 모두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 모든 걸 수치화해 점수를 매기니 그 스트레스란…. 과거와 달리 나라 전체의 파이가 커지지 않으니 기존 시장을 놓고 그야말로 하이에나의 뜯어먹기식이 되어가고 있다. 힘이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으면 다시말해 갑을관계가 형성되면 이를 이용해 상대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거나 아니면 강제로라도 빼앗아(?)야 한다.
 대한민국 사람은 오래된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과시욕이 강하고 체면을 차려야 한다. 가족인 친지 동료 앞에서 ‘나 이런사람이야’를 보여주기 위해 남에게 갑질을 해왔다. 상가집에 셀수도 없을만큼 도열해있는 조화는 갑질의 또 다른 한 예다. 진정으로 고인을 위해 조화를 보낸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 가.
 지금도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체면과 과시욕을 위해 완장을 부러워한다. 권력의 맛을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 더하다. 조직의 안내자, 봉사자, 관리인이 어느 순간 권력자나 갑이 되어 고객이나 참가자를 통제하려 한다.
 5070세대도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갑질을 했으면서 동시에 을의 서러움도 셀수없이 당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청장년 노인할 것 없이 모든 세대가 어렵다고 한다. 갑질은 대한민국 모두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나마 미래 세대가 힘이 덜 들게 하려면 갑질의 생리를 아는 5070세대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우선은 합리적으로 사회 생활을 하고 일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내 뒤에 누가 있다’는 식의 영향력 과시로 갑질을 하려는 행태를 벗어나야 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