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대통령시절 특채된 ‘유신 사무관’ 사라진다
박정희대통령시절 특채된 ‘유신 사무관’ 사라진다
  • 이두 기자
  • 승인 2016.05.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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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부터 사관학교 출신 대위 784명 사무관 특채... 군 우대책 일환

 

1977년부터 시행되어온 유신사무관 제도가 내년 사라진다. 군 우대책의 하나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육사 졸업생도에게 상을 주고 있다.

  공무원인 박호철(53)씨는 지난 2003년초의 일을 잊을 수 없다. 당시 건축팀이었던 박씨는 부구청장의 호출을 받았다. 지인의 건축허가를 내 주라는 부구청장의 명령에 법에 위반돼 안된다고 했다. 순간 테이블에 있던 재떨이가 날아왔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낮춰 사고는 모면했지만 아찔했다. 박씨는 이후 5년간을 한직부서만을 돌아야 했다.
​  박씨에게 재떨이를 던진 부구청장은 ‘유신 사무관’ 출신으로 아직도 공직사회에서 그의 이름이 적지않게 회자되고 있다. 
​  유신 사무관’이란 사관학교 출신의 대위가 예편한 뒤 특채로 공직생활을 한 특정 공무원들을 말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군의 사기를 높이고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1977년부터 1988년까지 11년간 시행돼 784명의 유신사무관이 탄생했다.
​  유신사무관 제도로 들어온 특채 공무원들이 2017년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해 사라진다. 육사 37기로 사관특채 (11기) 20명이 내년 정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 5년동안에는 매년 100명이 넘는 대위급 장교들이 유신사무관으로 공직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군인을 우대했던 박정희 시대 당시에는 유신사무관의 파워가 행정고시 출신들을 넘어서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  공무원들에게 유신 사무관이란 저돌적이거나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공무원 최일석씨는 “유신사무관들은 자신들이 군출신이라는 것을 스스로 의식해서인지 일반 공무원보다 강하게 원칙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경향이 많았다”면서도 “눈에 안보이게 일반직 공무원들과 치열하게 승진경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신사무관 출신인 한 퇴직자는 “특혜 받았다는 이야기가 듣기 싫어 열심히 일했다”며 “그렇지만 조직에 녹아들기 쉽지 않아 항상 겉도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유신 사무관’은 위관급 장교들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군의 사기를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취한 군출신 우대정책의 하나였다. '한길회’란 사관학교 특채 공직자 모임이 있다. 한길회는 40년 역사를 모은 책자를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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