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 서양식 건물은 왜 들어섰나
덕수궁에 서양식 건물은 왜 들어섰나
  • 김현정
  • 승인 2025.04.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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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까지 대한제국 양관 특별전
대한제국 외교 공간이자 보물 보관처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이승재)는 오는 22일부터 7월 13일까지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서울 중구)에서 개항 이후 궁궐에 건립된 서양식 건축물인 양관의 역할을 조명하는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양관(洋館)은 서양식으로 지은 건물로 개항 이후 양옥(洋屋), 양제옥(洋製屋), 양관(洋館) 등으로 불렸다. 돈덕전(惇德殿)은 고종 즉위 40주년과 망육순(望六旬)을 기념한 칭경예식(稱慶禮式)을 치루기 위해 건립되었으나, 전염병 등을 이유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훼철되었다가 2023년 9월에 재건됐다.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이자 현재의 덕수궁에 개항 이후 건립된 양관들(구성헌, 정관헌, 중명전, 돈덕전, 석조전 등)에 간직되었던 국새와 어보, 금책, 인장 등과 외국공사가 황제를 만나는 의식인 폐현례 관련 유물 11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폐현례(陛見禮)는 외국에서 온 귀빈이 황제를 만나던 외교 의례로 외국의 공사나 대사가 국서를 바치거나, 임무를 시작하거나 마칠 때 황제를 알현함을 말한다.

먼저, 덕수궁 돈덕전 기획전시실에서는 개항 이후 시대의 변화 속에서 궁궐에 건립된 양관과 그 역할을 소개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수옥헌과 정관헌 등 양관은 화재에 강하고 견고한 특성을 지닌 부재들을 활용해 조성되었기 때문에 황실의 보물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관헌에 보관되었던 <대군주보>, <순정효황후 황후 추봉 금책>, <영친왕 황태자 책봉 금보> 등이 전시된다. 특히 순헌황귀비가 정관헌을 ‘존경하여 받드는 곳(尊奉之所)’이라 밝힌 기록이 담긴 『승녕부일기』도 처음 공개된다.

개항 이후에는 변화한 국제 정세 속에서 새로운 외교 의례와 이를 수행할 공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구성헌, 돈덕전, 석조전 등의 양관이 외교 의례용 건물로 사용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1901년 한 해 동안 구성헌에서의 외국사절 접견 기록이 남아 있는 『공사청일기』와 돈덕전에서 거행된 순종 즉위식장 배치도가 실려있는 『대황제폐하즉예식의주』 등도 전시된다. 덕수궁에 지어져 다양한 기능을 수행했던 양관인 원수부 청사, 발전소, 망대, 운교 등에 관한 자료도 함께 소개되며, 특히 1904년 경운궁 대화재 이전, 외국 사절이 황제를 폐현(만나 뵘)하기 전 대기 공간인 휴게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나왔다.

정관헌과 돈덕전의 폐현실(외교 의례 공간)을 대한제국 당시의 모습으로 연출한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고종이 커피를 마시고 연회를 열던 공간으로 잘못 알려져 왔던 곳이자, 덕수궁 내 가장 오래된 양관인 정관헌은 본래 황실 보물을 간직하던 공간으로, 사방에 벽이 있던 당시의 모습을 연출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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