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건립 약속 안지킬거면 나가라” 목소리 높여

인천 2곳과 경기도 시흥에 대학병원급 대형 병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 송도세브란스 병원과 인천 청라아산병원, 시흥의 배곧서울대병원이다. 세 병원 모두 건립이 당초 예정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다. 병원 재단의 넉넉지 않은 재정과 건축비 폭등이 주요 원인이다. 병원 건립이 늦어지자 지역 주민들은 "병원을 세우지 않을 거면 특혜 그만 누리고 나가라"는 등의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지역 여론을 의식해 병원들에게 하루빨리 공사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병원측은 지자체의 더 많은 지원을 바랄뿐 선뜻 최소 수천억원에 이르는 공사를 진행시키지 못하는 등 좌불안석이다.
◆배곧서울대병원에 시흥시 지원
‘시흥배곧 서울대병원’은 2029년 개원을 목표로 8월 착공한다. 당초 목표였던 2026년 개원보다 3년 늦어지는 셈이다. 늦어진 이유는 자재비, 인건비 증가로 인한 건축비 급등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현대건설과 우선시공분에 대한 가격 협상을 끝냈다. 서울대병원의 수익악화도 병원 건립을 어렵게 했다. 서울대병원의 지난해 의료수익은 전년 대비 23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은 공사비 증가 등을 이유로 시흥시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시흥시는 시의회 동의를 얻어 총공사비 5882억원 10%인 58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송도세브란스, 인천시 지원 기대
인천 송도세브란스병원은 당초 2024년 개원 예정이었다. 2026년 준공을 목표로 간신히 착공식을 치렀다. 그러나 공사는 지지부진하다. 사업비는 88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 오른 상태다. 사업을 추진하는 연세의료원의 지난해 의료수익은 1200억여원 적자가 났다. 분노한 송도 주민들은 송도 곳곳에 “세브란스는 송도에서 나가라”는 플래카드를 붙여놓았다. 병원측은 인천시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고 있으나 인천시는 특혜에 휘말릴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라아산 공사 시작될 듯
청라아산병원은 그나마 형편이 낫다. 당초 2024년 착공해 2026년 준공, 2027년 개원 목표였다. 그러나 역시 건축비 폭등, 인허가 지체 등으로 추진이 늦어졌다. 6월 착공 신고를 마친 후 공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라아산병원은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서구 청라동 9만7459㎡에 지하 2층, 지상 19층, 800병상 규모로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