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죽기 좋은 날
오늘은 죽기 좋은 날
  • 김현정
  • 승인 2025.06.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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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전담 목사의 목소리

 

책 표지. 출처 교보문고.

짐 브라질은 사형수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 사형수 전담 목사였습니다. 그는 500여 명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죽음의 순간을 누구보다 더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입니다. 
교도소에는 다양한 수감자들이 있었습니다. 후안 소리아는 다른 사람의 머리에 칼을 꽂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사형수였습니다. 그는 복역 중에 수감자들을 만나러 오시는 한 목사님께 감사의 표시로 팔찌를 만들어주겠다며, 손목 두께를 재고 싶으니 감방으로 손을 넣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목사님이 무릎을 꿇고 손을 넣자 소리아는 면도날을 꺼내 목사님의 팔을 베었습니다. 또 사형 집행일을 연기하기 위해 말을 더듬고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렸습니다. 소리아의 가족들은 그가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사형이 집행될 것이라는 연락에 그는 차분하게 원래대로 돌아와 대답했습니다. 
사형수들의 목사가 된 짐은 생전 처음으로 더 이상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76번의 사형 집행과 죽음을 지켜보며 그는 비로소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삶을 단지 살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이라는 경계 앞에 선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나는 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살고 있을까요? 이 책은 죽음의 순간을 마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진실을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가져옵니다.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을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 삶을 낭비하고 있어요. 미워하느라, 슬퍼하느라, 화내고, 좌절하느라 말입니다. 인생은 축복입니다. 허비하지 마세요. 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좋은 일을 하고, 무엇이든 용서하세요. 그리고 그렇게 한 후에는 넘어가세요. 이번 생에서든 다음 생에서든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더욱 기억해야만 합니다. 오늘은 죽기 좋은 날이지만, 살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라는 사실을.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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