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돼도 국민 통합엔 의구심

“찍을 놈이 없다”“그놈이 그놈이야”“싹 다 갈아엎어야 하는데”.
중장년들의 탄식이 쏟아지는 가운데 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왔다. 오늘(3일) 유권자의 선택만 남았다. 지난 22일간의 선거 운동이 펼쳐졌다. 오로지 상대에 대한 비방과 막말만이 난무했다.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희망은 없었다. 표를 의식해 국민을 위하는 척만 했지 국민은 결코 안중에 없었다.
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어느 대선보다 인물이나 공약, 유세 등에서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다. 후보자들과 정당, 선거 운동원들은 진영 논리에만 매몰됐다. ‘내란 심판’ ‘일당 독재’만을 외쳤다. 토론에서는 낯뜨거운 인신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정치 혐오와 편가르기만을 더욱 확산시켰다. 유권자들도 일찌감치 기울어진 판세를 느껴서인지 선거 운동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유세차가 지나가도 소 닭보듯 했다. 대신 “왜 이런 선거를 해야 하냐” “정치인들만 좋으라고 선거를 하는 거냐”는 유권자들의 넋두리만 넘쳐났다. 이번 대선은 1988년 민주화 이후 가장 희망을 보여주지 못한 최악의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어찌됐든 오늘밤 새 대통령이 나온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 경제와 국민 통합이다. 경제는 IMF때보다 더 좋지 않다고 한다.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1분기 경제의 성장률은 -0.2%를 기록했고 선진국 가운데 꼴찌였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5%에서 0.8%로 크게 낮췄다. 경제 못지않게 시급한 건 국민 통합이다. 통합을 외쳐야 할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진영 논리를 펼치고 국민 분열을 유도했다. 과연 새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이뤄낼지. 중장년들은 분노와 냉소, 탄식을 거둘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