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윗층과 아래층
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윗층과 아래층
  • 송호준 기자
  • 승인 2017.01.11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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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사람,있는 사람은 위층에 산다. 없는 사람,부족한 사람들은 아랫층에 산다. 이 법칙은 인간이 무리를 짓고 생활한이래로 불변이다. 계급과 재산, 권력과 부,지식과 정보,도구의 독점성이 이 2층을 구분해왔다. 입는 옷도 다르고 먹는 음식도 다르고 잠자는 곳도 다르다. 하루 5번의 화려한 옷을 갈아입는 아씨와 하루 5시간도 채 못자고 일만하는 단벌의 하녀는 극단적인 상징이다. 대부분의 삶의 드라마는 이 2층간의 미묘한 긴장의 충돌에서 비롯된다. 윗층에 살지만 아랫층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과 아랫층에 살지만 윗층을 동경 또는 타파할려는 사람들간에 일어나는 드라마는 수천년 역사를 쓴 줄거리였다.지금 우리는 2층이 아니라 다층에 산다. 층이 너무 많아 내가 어느 층에 사는지 모를 정도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일정한 층에 살기를 거부하고 층간을 먼지같이 떠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랫층의 천장에 몸을 붙이고 있든, 윗층의 바닥에 배를 붙이고 있든 '그'층에 살지 못하고 '이'층에 속한다는 것이다. 나의 '층'이 어디인가? 살펴보라 그러면 나의 삶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될 것이다.

 

송호준- 58년 개띠. 고려대 영문과 졸.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SK마케팅고문. 인터넷한겨레 기획위원 역임. 현 물고기자리(수산물유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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