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얘기하면 참견, 부탁때 말해주면 조언
미리 얘기하면 참견, 부탁때 말해주면 조언
  • 이두 기자
  • 승인 2015.11.27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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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다니던 아코디언 학원에서 말다툼이 일어났다. 70대 중반인 할머니와 환갑을 넘긴 60대 초반의 수강생이 목소리를 높였다. 할머니는 학원에 다닌 지 한달 남짓이고 4년정도 배운 수강생은 어느 정도 아코디언을 다룬다.
 발단은 할머니가 중고 아코디언을 사면서였다. 학원을 오래 다닌 60대 수강생은 할머니에게 아코디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살 것을 권했다. 그런데 할머니는 아코디언을 샀다. 이 수강생이 할머니에게 ‘아줌마 고집이 세다’고 했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할머니는 “사는 것은 내 자유인데 당신이 뭔데 내게 그런말을 하냐”며 “청소년을 가르친다는 당신부터 인간 교육을 다시 배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수강생은 “아직 아코디언을 잘 모르는 아줌마가 걱정이 돼서 그런거였다”며 “지금도 사지 말라는 내 의견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하듯 말했다.
 갑자기 학원 분위기가 뜨악해졌다. 커피를 마시고 있던 몇몇 수강생들은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하는 듯한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수강생이 진심으로 할머니를 염려해 조금 더 배운 뒤 아코디언을 장만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살짝 느꼈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의 말투와 자세가 맘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누구의 편을 들기 쉽지 않았다. 퍼뜩 머리를 스친 것은 “진짜 말조심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이었다. 정말로 나이 들수록 말수를 줄이고 최대한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고 특히 남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잇달아 떠올랐다.
 나이 들수록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처신하기가 쉽지않다. 상대를 잘 모르면서 상대를 위해준다는 말 한마디가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화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들수록 최대한 말은 줄이고 지갑을 열라’는 명언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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