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의 메카’ 부평...1962년 새나라 탄생
‘한국 자동차의 메카’ 부평...1962년 새나라 탄생
  • 시니어오늘 기자
  • 승인 2017.10.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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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대우 거쳐서 GM으로… 최근 한국GM 철수설로 술렁
1962년 부평의 새나라자동차 조립 공정.

 ◆부평은 국내 자동차의 고향
일제강점기인 1937년 일본은 부평에 자동차 공장을 짓는다. 지금의 부평구 산곡동에 군용 지프차를 만들기 위한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면서 자동차 생산을 이뤄지지 않았다.
1955년 국내 최초로 조립식 자동차인 ‘시발(SHIVAL)'이 출시된다. 서울에서 자동차정비업을 하던 최무성이란 인물이 미국이 사용하던 지프차의 부품과 4기통 엔진을 들여와 조립한 것이다. 사실 자동차를 만들었다기보다는 단순히 각종 부품을 조립한 수공업 수준이었으나 그 당시로는 대단했다. 아쉽게도 시발자동차는 1964년 문을 닫는다. 자유당 정부가 생산 제한 정책을 펴고, 이어 박정희 정권도 자동차 산업의 생산 능력을 적정 규모로 유도하기 위해 규모화 정책을 실시해 시발자동차 대량생산이 어렵게 됐다.
1962년 8월 인천 부평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현대적 생산 능력을 갖춘 자동차 회사가 들어선다. 재일동포인 일본 야쓰다(安田)상사 대표가 자본금 1억원으로 ‘새나라자동차’를 세웠다. 새나라자동차 준공식은 당시 박정희의장이 참석할 정도로 국가적 관심사였다. 회사는 일본 닛산에서 엔진을 공급받아 생산을 시작한다. 800cc급과 1200cc급 두 종을 만들어냈다. 연간 6000대를 생산할 정도였다.
그러나 제품의 상당수를 외국 기술과 부품에 의존했고 거의 완제품을 수입해 들여오는 것이었다. 수입으로 한해 외화사용액이 무려 320만달러에 달할 정도였다. 외환 사정이 좋지 않아 1년만에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 새나라자동차가 설립된 이면에는 국가 기관이 개입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 사건은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1965년 부산의 중소업체인 신진자동차가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한다. 신진자동차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에서 들여온 부품을 조립해 만든 ‘코로나’와 ‘크라운’ 승용차를 생산한다. 이어 1967년 도요타로부터 빌린 차관 250만달러로 부평에 대지 50여만평 규모의 자동차 제조공장을 건설한다. 지금의 한국GM자리 일대다. 이 공장은 연간 1만5000대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1968년부터 가동된다. 이로서 부평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중심지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신진의 자동차 산업이 독점으로 흐르면서 정경유착 등 여러 문제를 낳자 정부는 군용차량을 생산하는 아세아자동차를 허가한다. 마치 오랫동안 대한항공이 비행기산업을 독점하자 금호아시아나 항공을 허가해 준 것과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1980년대 ‘마이카 시대’ 활짝
1960년대 후반 국내 자동차 산업을 경쟁 체제로 돌입한다. 현대그룹이 1967년 미국포드사와 손잡고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고 기아도 1970년대 초반 일본과 협력해 자동차를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신진자동차는 1972년 미국 GM자동차와 합작으로 GM코리아를 설립한다. 시보레와 레코드 등 승용차를 생산해낸다. 그러나 높은 원가와 로열티를 견디지 못해 산업은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면 1976년 회사명이 새한자동차로 바뀐다. 1980년 정부는 승용차는 현대차와 새한자동차, 소형버스와 트럭은 기아가 생산하도록 한다.
1983년 국내 새로운 재벌로 떠오르는 대우그룹이 새한자동차를 인수하고 대우자동차로 이름을 바꾼다. 1980년대 국내 ‘마이카 시대’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자동차 산업은 급성장한다. 1986년 부평공장에선 대우가 월드카를 표방하며 만든 ‘르망’이 탄생한다. 르망은 상당한 인기를 얻었으며 한동안 대우차의 대표 상품 역할을 했다. 대우와 GM은 1992년 합작관계를 청산한다.
회사의 지나친 팽창으로 1997년 IMF가 찾아오자 자동차 산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급기야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부평에 있던 대우자동차의 주인이 바뀌게 된다. 2002년 미국 GM에 매각돼 회사이름도 GM대우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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