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가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 부천 비하발언’이 인천과 부천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그는 지난 7일 YTN생방송에서 “서울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 번 하거나 직장 잃으면 부천 정도 갑니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그럼 저기 인천 가서 중구나 남구나 이런쪽으로 갑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에 연고가 있었던 민주당 강병원 의원과의 토론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을 두둔하고 인천의 잘못된 행정이 전임 시장들이 잘못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말하려다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말았다. 선거 막판에 인천 부천시민들의 불난 가슴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1961년생인 정태옥 의원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출신으로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중앙정부 출신 공무원치고는 “인천 물좀 먹어봤네” 소리를 듣는 인물이다.
인천시 시장, 부시장 다음으로 고위직인 기획관리실장 자리는 상당수 중앙 정부 출신의 공무원이 맡아왔다. 인천시 살림을 책임져야 하고 무엇보다 중앙 정부와 관계가 원만해야 중앙 정부의 예산 지원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과도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기획실장들은 성품이 조용하고 겉으로 드러나려 하지 않는다. 인천시의 각종 예산을 편성 집행해야 하기에 밖으로 드러나면 민원에 시달려야 하고, 좋은 말보다 서운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당초 그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으로 오기로 결정될 때는 인천시장이 안상수였다. 그러나 2010년 선거에 송영길 후보가 당선되면서 시장이 바뀌었다. 인천시 공무원과 다수 언론인들은 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성향인 그가 송시장하고 코드가 맞을 까 하는 의문을 나타냈다. 이런 지역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그는 인천에서 기획관리실장을 하면서 나름 열심(?)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인천시와 시장이 골머리를 앓는 인천시의 현안 해결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인천 버스 파업 등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언론사를 적극 찾아다니며 인천시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공무원으로는 드물게 언론사에 미리 연락할 정도로 다소 저돌적이었으며 오지랖이 넓어 때로는 무리수를 낳기도 했다. 종종 호기롭게 말이 앞서 믿고 기사를 냈던 언론인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2년 넘게 하면서 중앙 부처로 다시 가려했다. 그러나 마땅한 자리를 못찾았는 지 열성적(?)으로 이명박 정권에 줄을 대려 한다는 소문이 인천시청 근처에 나돌았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 지 잠시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정책관을 거쳐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뒤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