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잡지여, 영원하라(53년 창간)
플레이보이 잡지여, 영원하라(53년 창간)
  • 이두 기자
  • 승인 2015.12.0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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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청춘을 보낸 5070세대에게 플레이보이 잡지는 잊지 못할 추억이다. 10대 후반 성(性)에 한창 눈뜨기 시작할 때 친구가 갖고 온 총천연색의 여성 나체 사진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뭔가 모를 무엇을 갈망하며 온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할 그 무렵 플레이보이 잡지는 10대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마비시킨다.
 중고등 시절 플레이보이 책자를 구하기 쉽지않았다. 교실 뒤에 앉은 형같은 친구들이 잡지에서 뜯어온듯한 화보 두서너장에 실린 나체 사진을 킥킥대며 몰래 감상한다. 그들의 숨소리마저 숨겨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친구들이 바로 알아챈다. 나체사진은 교실 친구들의 모든 손을 순례한 뒤에야 주인에게 돌아간다.
 수컷들만 모여있는 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 휴가를 갔다오면 플레이보이책이 내무반에 돌아다녔다. 철저한 계급 사회이기에 병장에서 상병, 일병, 이병 순으로 책이 옮겨진다. 숱한 담요에 흔적이 남았으리라.
 월남에서 돌아왔다는 동네 큰 형이 좋은 책을 가져왔다며 동네 꼬마들을 불러 모았다. 그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중학생들에게 큰 선물을 주겠다며 마루에 플레이보이 잡지를 던진다. 중삐리들은 연신 숨만 꿀꺽이며 책장을 넘긴다.
 플레이보이 잡지에 더 이상 여성 누드 사진이 실리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인터넷에 범람하는 수많은 동영상으로 인해 희소성이 사라졌다고나 할까. 1953년 창간돼 60여년넘게 세계 성인잡지의 대명사로 불렸던 ‘플레이보이’. 5070세대가 한창 청춘을 불사르던 1975년에는 무려 발행부수가 560여만부였다. 최근에는 80만부로 줄었다고 한다. 1953년 창간호 표지모델은 마릴린먼로였다. 마지막 누드모델은 단골인 파밀라 앤더슨(4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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