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박치기’ 김일, ‘명예의 전당’에
‘통쾌한 박치기’ 김일, ‘명예의 전당’에
  • 성백형 기자
  • 승인 2018.12.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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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스포츠 영웅 뽑혀...중장년에 꿈과 희망 심어줘

 

인천의 한 추억의 박물관에 가면 김일의 레슬링 중계 장면을 볼 수 있다.

중장년들은 박치기왕 김일(1929~2006)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중장년이 어렸을 1960년대와 1970년대초 김일의 박치기는 어린 청소년은 물론 대한민국을 흥분시켰다. 볼거리가 별로 없던 시절 김일의 프로레슬링 경기가 열리면 동네 사람들은 흑백텔레비전 앞에 모였다. 지금 영화 보듯이 단체로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김일의 박치기에 환호했다. 한쪽 발을 들어올리며 상대 머리에 그의 박치기가 꽂히면 상대는 나가 떨어지고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중에 레슬링이 각본을 짜고 이뤄지는 쇼라고 폭로되고 실제로 각본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김일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지 않았다.
 그는 당시 단순한 레슬링 선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희망의 전도사였다. 중장년도 김일의 경기를 보면서 통쾌함과 함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1967년 4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미국 선수를 누르고 세계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찼다. 당시 신문 호외가 발행될 정도였다.
 그러나 인간치고 오랫동안 박치기를 그렇기 하면 과연 머리가 온전할 수 있을까. 은퇴한 김일은 나이들어 박치기 후유증을 앓았고 20년 넘게 뇌혈관 질환에 시달려야 했다. 2006년 77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한국 프로레슬링의 선구자인 ‘박치기왕’ 김일이 2018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는 5일 선정위원회 및 심사기자단의 업적평가(70%)와 국민지지도 조사(30%)를 통해 고 김일 선수를 올해의 스포츠영웅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19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헌액식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추억을 선사하는 인천의 수도국산박물관에 가면 흑백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하는 김일 선수의 호쾌한 박치기 장면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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