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에 낀 1959년생들 “우리 맘 누가 알아주나”(돼지시리즈 2)
부모 자식에 낀 1959년생들 “우리 맘 누가 알아주나”(돼지시리즈 2)
  • 이두 기자
  • 승인 2019.01.15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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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모와 함께 살며 요양원 생활하는 부모들 꾸준히 찾아
자녀 결혼에 뭉텅이 돈 내놓아... "자식에 돈주지 마라 하지만"
정년 60세나 기업체선 대부분 퇴직… 공직도 명퇴 등으로
1959년생들의 자녀들은 한창 결혼하고 있다. 사진은 결혼식 장면.
1959년생들의 자녀들은 한창 결혼하고 있다. 사진은 결혼식 장면.

 

1959년생 상당수는 아직 부모를 봉양한다. 부모의 나이가 80대 중후반에서 90대 초반으로 부모는 가정, 또는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생활한다. 1959년생들은 부모를 보살피고 간병하는 것을 의무라고 여긴다. 대표적인 베이비붐 세대답게 부모에게 효를 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부모에게 소홀히 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죄책감을 느낀다. 자식들에게도 무한책임을 느낀다. 자식들의 대학과 대학원 학비는 물론이고 결혼할 때까지는 어떻게든 자식들의 뒤를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혼수비와 집 마련 등 각종 결혼 비용에 뭉텅이 돈을 자식들에게 주고 있다.

부모 봉양하고 자식 챙겨 허리 휘어
올해 환갑인 박혁수 씨는 서울에서 물류업을 한다. 한달에 두 세번 정도 경기도 용인의 요양원을 찾는다. 어머니가 3년째 이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우리 세대가 부모를 모시고 찾아가는 마지막 세대일 것이다라며 요양원에 가 어머니와 눈을 맞추고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맘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 세대는 아직 요양원 요양병원을 가는 것이 선택(?) 사항이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훗날 요양원 요양병원에서 삶을 마감하는 것이 필수일 것이다라며 앞으로는 친구들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1959년생인 김태호씨는 이제 자식들에게 노후를 기대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라며 몸이 아파 드러누우면 자식이나 아내보다 친구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친구들끼리 몸이 아파 병원이나 요양원에 드러누울 경우 서로 자주 문병하고 찾아가자는 말을 나눈다고 했다.

지난 해 공직에서 퇴직한 최일구씨는 퇴직 전 큰아들을 결혼시켰다. 그는 아들이 2억원이 넘는 집을 마련하는 데 대부분을 부담했다. 1959년생들은 한창 자식들을 결혼시키고 있다. 자식들의 결혼 비용을 대주는 부모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상당수가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해 연말 대기업에 다니는 딸을 결혼시킨 하근호씨는 서울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팔아 딸의 혼수비에 보냈다. 하씨 부부는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를 전세 얻었다고 했다. 그는 자식들에게 돈을 주지 말라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듣지만 막상 현실이 되면 쉽지 않다고 했다.

대부분 현직서 물러나
1959년생들은 전문직이나 일부 고위직 특수직을 제외하고 상당수 현직에서 퇴직했다.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정년이 가장 긴 공직 사회에서도 지난해 말 상당수가 정년 1년을 앞두고 명예퇴직 했다. 교장이나 교감, 부장교사 등 교직은 만62세가 정년이기에 아직 다수 남아있다.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인 경우 이미 대부분 퇴직하고 제2인생 개척에 나섰다. 대기업 회계 담당 임원으로 3년전 퇴직한 최모씨는 서울시 사회적 기업들의 회계와 재무를 살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용인시에서 공무원을 하다 1년전 명퇴한 박모씨는 행정사로 변신했다. 대기업 임원으로 일하던 인천의 최경호씨는 몇 년전 법무사 시험에 도전 합격해 제2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 2017년 퇴직한 최인구씨는 주택관리사 시험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101차 시험을 치렀다. 주택관리사 자격증 소지자가 많아 합격해도 특별히 쓸모없다는 주변의 조언도 있었으나 일단을 자격증 합격에 매진중이다. 아무래도 그래야만 맘이 편할 것같아서다.
인천의 한 목재회사에 다니다 3년간 준비해 공인중개사 자격을 딴 황일수 씨는 지난해 부천 역곡에 부동산을 오픈했다. 지난해 힘들었지만 조금씩 아는 사람도 생기고 퇴직한 친구들도 찾아와 이제는 단골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퇴직 공무원들은 그래도 나은편이다. 일단 고정적인 연금이 있으니 수입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기업에서 퇴직한 1959년생들은 상당수 바쁘다. 1959년생은 만 62세가 되는 2021년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연금 액수는 30~160만원까지 자신들이 30여년간 넘게 부은 액수에 따라 받게 된다. 퇴직후 3~5년간의 소득 공백이 있게 되는 것이다. 설사 국민연금을 받는다 해도 생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기업도 정년이 60세로 늘었으나 실제로 현직에 남아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설사 있더라도 임금피크제 등으로 급여는 많이 깎인 상태다. 국내 유명 대기업에 다니는 김필주씨는 지난 12월 명예퇴직했다. 정년까지 1년 정도 남았지만 절반 이상이나 깍인 월급으로 생활하기가 벅찼다. 김씨는 고심 끝에 명퇴금을 조금 더 받고 퇴직했다. 집 근처 산을 다니며 제2인생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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