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같은 하춘화 노래 55년… “인생 이렇게 살아라” 보여줘
누이같은 하춘화 노래 55년… “인생 이렇게 살아라” 보여줘
  • 이두 기자
  • 승인 2016.01.0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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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일 자선콘서트… 200억원 기부, 8500곡 노래에 박사학위도
가수 화춘화씨의 노래 55년 기념공연을 알리는 플래카드.

영~감 왜~불러/뒤ㅅ뜰에 뛰어놀던 병아리 한쌍을 보았소(보았지)
어쨌소/이~몸이 늙어서 몸보신 할려고 먹었지/잘했군 잘했어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5070세대면 알 수 있는 가수 화춘화의 대표곡 ‘잘했군 잘했어’ 가사다. 1970년대초로 기억된다. 소녀같기도 하고 처녀같기도 한 하춘화가 애교를 부리며 나이든 아저씨와 함께 ‘잘했군 잘했어’를 불렀다. 그 당시는 “저런 노래도 있네, 재미있다”고만 생각했다.
  나이들어가니 이 노래 가사는 틀렸다는 생각이 갈수록 확고해진다. 우선 마누라는 영감한테 가사처럼 그렇게 간드러지게 영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설사 영감을 불렀다고 해도 영감탱이가 그렇게 또 다정하지 답하지 않는다. 퉁명이 가득한 목소리로 “아, 왜불러”.
  영감과 마누라는 절대 서로에게 칭찬을 하지도 다정다감하지도 않다. 영감이 병아리를 먹었다고 했으면 평생 마누라가 아파도 약 한번 안 사주던 작자가 자기몸만 엄청 챙긴다고 대판 싸울 것이다. 얼룩이 황소를 친정에 주었다고 하면 처가로 재산을 빼돌렸다고 난리를 칠 것이다. 노래는 노래일 뿐이다.
  5070세대에게 친숙한 가수 화춘화(61)씨가 노래 인생 55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1월 15일~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다. 공연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을 돕는데 쓴다고 한다. 하춘화는 알게모르게 자선공연을 많이 펼쳐 지금까지 20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고 한다.
  하춘화는 1961년 가수로 데뷔했다. 당시 노래 잘하는 애기가수가 나왔다고 했다. 그동안 8500회가 넘는 공연을 했다. 잘했군잘했어를 비롯해 물새한마리 영암아리랑 연인의 브루스 아리랑목동 연포아가씨 날버린남자 등 2500곡에 이른다. 드라마주제곡이 60여곡에 이른다. 2014년에는 ‘나이야 가라’를 발표하는 끊임없이 활동을 해왔다.
  학업에도 끝없는 열정을 보였다. 고려대와 방송통신대에서 공부했으며 성균관대학교에서 ‘대중가요 역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생이 힘들 때면 이를 도약의 계기를 삼았다는 하춘화. 말처럼 쉽지 않은 그의 인생 역정은 많은 사람의 모범이 된다. 이번 공연에서 잘했군잘했어를 부른다면 45년전에 불렀던 그 노래와는 전혀 다른 색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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