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의 변천사
도시락의 변천사
  • 김욕년
  • 승인 2022.04.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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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출한 도시락

1.1970~90년대
내가 자랄  때의 환경은 달동네, 판자촌이 있었고 대체적으로 가난했다.
내 웃전들 처럼 배를 곯지는 않았으나
반찬이란 것이 보통 김치, 고추장, 간장 정도였으니.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김소운 시인의 수필 *가난한 날의 행복
에 나오는 '왕후의 밥, 걸인의 찬' 이란
대목은 외우려 하지 않아도 가슴 절절히 와 닿았다.
내 도시락은 밥과 국물 많은 김치 반찬.

점심시간이면 친구들을 순회하며 반찬 하나씩 골고루 뺏어 먹었다.
내가 무서워서랴!
그저 인심 좋은 친구들의 온정이 아니었겠는가?


2.1990~2010년대
결혼을 하고 나들이 가거나 아이들이 소풍을 가면

일단 보이는 것에서부터 질 수 없지!
예쁜 도시락과 보온병을 개비하고 김밥을 싸거나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케찹으로 스마일, 사랑 모양을 그려 넣고

그 위칸은 예쁜 과일로 깔맞춤으로 준비하였다.


3. 그리고 도시락 쌀 일이 없다가
2010년대 후반부터 성인이 된 자녀들이 각종 시험을 볼 때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스테미너 음식을 싸 주려고 했으나 띵!
거절당했다.
요즘은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사 가거나 간간이 김밥집에서 산 김밥 한줄로 도시락을 대신한단다.
엄마가 정성스럽게 싸 준 도시락은
시험장을 반찬 냄새로 가득차게  만드는 아주 몹쓸 것이 돼버렸다.
그러니 이제는 집에서 실종된 도시락을 편의점에서 찾기바란다.
언젠가 그곳에서도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PS : 우리 때는 분홍색 천***소세지 반찬 싸 오면 있는 집이었는데(부의 기준이 참 소박했었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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