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100주년 맞아 내년 4월 국내로 유해 봉환


국가보훈처(처장 박민식)는 14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유진 초이 역의 실제 인물인 황기환(?~1923) 선생과 윤동주 시인의 사촌형 송몽규 선생 등 34명을 '2023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황기환은 순국 100주년이 되는 2023년 4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보훈처는 미국 뉴욕에 있는 황 선생의 유해를 내년 4월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은 지난 2018년도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병헌이 주인공이자 미군 장교인 유진 초이 역할을 해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실존 인물로 독립운동가였던 황기환은 평남 순천 출신으로 1904년 미국으로 건너간다. 1917년 미국에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지원병으로 입대해 유럽 전선에서 활동했다. 1918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김규식 선생의 제안을 받고 1919년 6월 열리는 파리강화회의 한국대표부에 합류했다. 이후 영국 한인노동자들이 일본으로 송환될 위기에 놓이자 영국 정부와 협상해 35명을 프랑스로 이주시키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외교 홍보 활동을 계속 펼치던 중 1923년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정부는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했으며, 2008년 미국의 묘소가 발견됐다.
한편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TVN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 은 인물란에 유진초이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어미도 아비도 노비여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노비였으나 검은 머리의 미국인인 사내. 하여, 이방인의 냉정함, 침략자의 오만함, 방관자의 섹시함을 가진 사내. 아홉 살 되던 해, 주인 나으리 김판서는 사노비인 유진의 부모를 때려죽임으로써 김씨 가문이 얼마나 세도가인지를 증명했다. 재산이 축난 건 아까우나 종놈들에게 좋은 본을 보였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했다. 그것이, 유진이 기억하는 마지막 조선(朝鮮)이었다.
유진은 달리고 또 달렸다. 조선 밖으로. 조선에서 제일 먼 곳으로. 그런 유진의 눈앞에 파란눈에 금발머리를 한 서양도깨비의 배가 떠 있었다. 미국군함 콜로라도 호였다. 어디를 조국이라 불러야 할지 몰랐던 사춘기였다. 바다 건너 땅에서도 밑바닥 인생이긴 마찬가지였다. 이길 때까지 싸우고 지면 다시 싸웠다. 그러다 보니 그의 이름 앞엔 늘 최초가 붙었다. 동양계 최초 미 해병대 장교 임관. 동양계 최초 미 용사훈장 수훈. 최초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대부분 차별이었다. 차별을 이겨내자 특별해졌다.
‘최유진’이 유진, 초이(Eugene Choi)가 되던 날 유진은, 자신의 조국으로 United States of America를 선택했다. 미·서(美西)전쟁(미국-스페인)에서 돌아온 그를 기다리는 건 명예로운 용사훈장과 또 다른 주둔지, 조선(朝鮮)이었다. 세력을 팽창 중인 일본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하는 미국은 자국민 보호를 핑계로 조선에 군대를 주둔시켰고, 영어와 조선말에 능통한 유진은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보고서엔 금일도 조선에선 제 나라 독립을 위해 꽃 같은 목숨들이 죽어나간다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유진은 조선의 주권이 어디에 있든 제 알 바 아니었다. 유진에게 조선(朝鮮)이란 제 부모를 때려죽인 나라였고, 제가 도망쳐 나온 나라였고, 양반들이 개화의 탈을 쓰고 앞다투어 매국을 하는 야만의 나라일 뿐이었다.
조선 밖으로 달려 나온 아홉 살 이후부터, 유진은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본 자리마다 악몽일 게 분명했다. 그래서 유진은 조선으로 가는 이 걸음을 뒷걸음질이라 생각지 않기로 했다. 조선은 그저 건너야 하는 땅, 자신이 밟아야 하는 디딤돌일 뿐이었다. 유진은 결심했다. 모질게 조선을 밟고, 조선을 건너, 내 조국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리라.
하지만 유진은 알지 못했다. 조선에서 기다리는 자신의 운명을. 거침없이 유진을 흔들고, 유진을 건너, 제 나라 조선을 구하려는 한 여자, 애신을 만나게 될 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