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들의 진정한 축구 황제는 펠레뿐이다
중장년들의 진정한 축구 황제는 펠레뿐이다
  • 최용희 기자
  • 승인 2023.01.09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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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82세로 세상 떠나, 월드컵 3회 우승 유일...드리블 슈팅 패스 겸비
1972년 한국 방문해 친선 경기... 3대 2 펠레 스코어 한국팀 꺾어

 

1972년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치른 펠레. 이회택 등 당시 한국 대표팀과 함께 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1972년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치른 펠레. 이회택 김진국 이세연 등 당시 한국 대표팀과 함께 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중장년에게 세계 축구 진정한 황제는 펠레뿐이다. 생전에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했던 마라도나와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메시가 아무리 잘해도. 동시대나 비슷한 시대의 인물인 영향도 있지만 펠레가 보여준 환상적인 플레이는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펠레가 보여준 축구는 무엇보다 시원했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답답한 한국 축구를 보면 고구마 100개를 먹은 느낌이었으나 상대 진영을 속시원하게 헤집으며 돌파하는 그의 축구는 완전 사이다였다. 탄성과 찬사가 절로 나왔다.

1972년 펠레는 브라질 산토스팀 소속으로 한국을 방문해 국가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가졌다. 3대 2라는 펠레스코어로 한국 대표팀을 물리쳤다. 펠레는 한골을 넣었다. 펠레를 보기 위해 서울운동장에는 3만5000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당시 아시아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펠레와 대결을 펼쳤던 이회택씨는 후에 마라도나와 펠레 중 누가 더 잘하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축구협회 기사에 적혀있다.
 “마라도나와는 직접 뛰지는 않았는데' 둘 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잖아. 비슷한 수준이지. 그래도 개인적으로 볼 때에는 전체적인 면에서 펠레가 낫지 않나 싶어. 펠레는 드리블' 슈팅' 패스 등 모든 것을 겸비했거든. 황제 소리는 아무나 듣는 것이 아니지.”

당시 한국팀 부동의 골키퍼였던 이세연씨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영웅 펠레와 같이 경기를 하니까 우리도 흥분했고, 팬들 열기도 대단했다. 펠레한테 한골 먹고 2-3으로 졌어도 끝나고 나서 전부 펠레와 사진 찍겠다고 난리였지.” 그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당시 경기에서 펠레를 전담마크했던 한국 선수는 이차만이었다. 그도 한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했다.
“죽기 살기로 막았죠. 전후반 내내 졸졸 따라다니면서 마크하니까 펠레도 짜증을 내더군요.(웃음) 그런데 역시 펠레는 대단했어요. 한순간 잠시 방심했는데 1골을 내주고 말았죠.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데 산토스의 공격에 수비진이 돌파를 허용했어요. 저는 펠레를 마크하고 있다가 돌파 당한 쪽으로 커버를 들어가면서 한 선배에게 펠레를 막아달라고 했죠. 그런데 그 찰나에 펠레에게 볼이 갔고 왼발로 차는 척 하면서 바로 슈팅을 시도해 골을 넣더군요. 정말 수준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하도 따라다녀서 기억에 남았는지' 경기 끝나고 펠레가 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더군요.(웃음)”

 펠레는 월드컵 3회 우승의 진기록과 함께 브라질 축구를 세계 최강국으로 올려놓고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월드컵때마다 브라질이 영원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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