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신은 있는가
송호준의 삶의 길목에서-신은 있는가
  • 송호준 기자
  • 승인 2016.03.22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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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있는가? 이 질문만큼 도발적이고 위험하고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다. 귀결점 없이 전쟁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질문이다.
  인류 지성의 역사는 이 논쟁의 역사이다 . 최고의 신학자와 철학자들이 양쪽에 포진하여 신의 존재여부를 두고 다툰다. 신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이론도 완벽하며 증거도 충분하다. 신이란 있을 수 없다는 주장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명료성을 띄고 있다. 그러나 신은 존재(be)의 개념이 아니라 필존재(should be)의 관점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신은 있거나 없는 존재가 아니라 '있어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없을 수 없는 것이며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신의 존재 유무는 결국 아무도 모른다.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 신의 존재의 증거를 찾아 일생을 방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신이 부재한다는 논리를 증명하는데 일생을 써도 여운은 그대로 남는다.
  신의 유무는 신만이 알 수 있는 영역으로 넘겨놓자. 다만 인간의 역사에서 대부분 신은 지배자이자 동행자의 역할을 해왔다. 신이 필요없는 세상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신은 '있어야하기 때문에 있어왔고, 있고, 있을 것이다'.

 ◆송호준- 58년 개띠. 고려대 영문과 졸.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 SK마케팅고문. 인터넷한겨레 기획위원 역임. 현 물고기자리(수산물유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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