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쭈삣하게 했던 ‘삐라’… 최근 서울 곳곳서 발견
어린시절 쭈삣하게 했던 ‘삐라’… 최근 서울 곳곳서 발견
  • 이두 기자
  • 승인 2016.03.23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로 한미군사훈련 비난… 남북 심리전 60년 넘게 진행중

 

안양천 동양미래대 인근에서 발견된 삐라들.

최근 북한의 대남선전용 삐라가 서울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도봉산이나 관악산, 과천대공원 등 산지역에서 삐라가 발견됐다. 얼마전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서도 삐라 10여점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지난 3월 16일에는 서울 고척동 동양미래대학교 인근 안양천 일대에서 삐라 20여점이 굴러다니는 것을 운동하던 시민들이 수거했다.
  안양천에서 발견된 삐라에는 ‘핵전쟁의 도발 주범 미군’ ‘핵무기 걷어가지고 미군 나가라’‘백두산 혁명강군은 침략자들을 가차없이 징벌할 것이다’ 등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장년들에게 ‘삐라’는 어린 시절 현실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반공교재였다. 산이나 논밭에 뿌려진 삐라를 주우면 호기심으로 내용을 살펴보며 한쪽으로는 뭔가 잘못한 것같은 불편한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북은 오랫동안 남쪽을 미제 앞잡이라며 일방적으로 매도했으며 헐벗고 배고파 못산다는 허무맹랑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선생님은 삐라를 보면 반드시 학교나 경찰서에 신고할 것을 확실히 가르쳤다. 당시는 갖고만 있어도 처벌 대상이었다.
  삐라는 남북 상호 심리전의 하나다. 남북은 6.25전쟁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기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며 삐라를 서로에게 뿌려대고 있다. 1960년대 후반까지만해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보다 좋았다. 이런 사실은 삐라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북한이 남으로 보낸 삐라에는 “보람찬 삶이 기다리는 평양으로 가자” “월북용사는 여가를 이렇게 편안하게 즐긴다”. 우리의 대북 삐라는 “농민의 고혈을 빠는 공산당”“월남해 기뻐하는 인민군 동지” 등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김정일때 대남삐라는 북때문에 한반도 평화가 지켜지고 있다는 자화자찬의 내용을 담았다.  “한민족 7000만의 안전은 북한이 보장한다”“김정일 지도자 덕분에 남북정상회담 성공했다”
  남북한은 2004년 합의로 삐라 살포를 중단한다. 상호비방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것이다. 2010년 천안함 피격이후 다시 살포됐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단체가 앞장서서 삐라 살포에 나섰다. 풍선 안에 달러를 담아보내기도 했다. 바람타고 황해도와 개성, 금강산 일대는 물론 평양, 원산까지 간다고 한다. 남측에서 보내는 삐라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북에서 크게 반발하는 것이다. 북한 핵실험으로 한동안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도 재개됐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